[앵커]
크리스마스 경북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수 이승환씨의 공연이 이틀을 남기고 오늘(23일) 취소됐습니다. 구미시가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건데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구미 시청 앞에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정치가수 이승환의 대관을 취소하라'고 적었습니다.
지난주엔 여러 단체 사람들이 모여 집회까지 열었습니다.
이 씨가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문화제에서 공연을 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구미는 정치 선동의 무대가 아니다. 이승환 콘서트 즉각 취소하라. {취소하라. 취소하라. 취소하라.}]
주말 내내 이 일은 화제가 됐고 오히려 표는 더 잘 팔려 결국 매진됐습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구미시가 공연장 대관을 취소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안전 문제를 먼저 말했습니다.
논란이 커진 만큼 공연장 앞에서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곧바로 다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현수막을 내건 보수단체와 같은 논리였습니다.
정치적인 말 안 하겠다고 약속하라는 서약서를 보냈는데 이 씨가 동의하지 않아 정치적 선동을 할까 우려된다는 겁니다.
[김장호/경북 구미시장 : 이승환 씨가 어떤 특정한 정치적 색깔, 편향성을 드러내는 행위를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하였고 정치적 언급을 자제해 주길 바랐는데 거기에 대한 담보를 해주지 않은 점이…]
공연을 기다리던 팬들과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이승환 구미콘서트 예매 팬 : 한 달 내내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치적인 이념으로 공연을 갑자기 취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이승환 씨는 "대관규정과 사용 허가 내용에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한 건 부당하다"며 "구미시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화면제공 유튜브 '촛불행동tv'·인스타그램 'dreamfactory_boss']
[영상취재 이인수 / 영상편집 오원석]
윤두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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