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콘크리트 둔덕 형태의 방위각 시설만 아니었어도, 이번 참사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안공항의 해당 구조물을 설계한 업체는 다른 공항 시설도 설계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업체를 찾아가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은 지난 2023년 개량 공사를 거치며 더 단단해졌습니다.
높이 2m에 가로길이가 40m나 되는 거대한 흙더미 속에는, 개항 당시부터 콘크리트 기둥들이 박혀 있었는데, 개량 과정에서 30cm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까지 더해진 것입니다.
설계 업체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업체 측은 한국공항공사의 발주 내용에 맞춰 시공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설계업체 관계자 : (설계가) 철제 또는 알루미늄으로 하게 돼 있었어요. 안테나 지지대, 기초 지지대 이걸 바꾼 거예요.]
콘크리트 구조물 위의 방위각 시설만 설계했다는 설명입니다.
또 개항 당시부터 있던 2m 높이의 콘크리트 둔덕이 문제의 본질이지, 둔덕 위 방위각 안테나 등은 본질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설계업체 관계자 : 원래부터 있던 거라니까요. 콘크리트는 우리 업무도 아니고 우리가 손댈 일이 아니죠.]
이 업체는 지난 2019년 한국공항공사가 발주했던 여수공항 방위각 시설 공사도 설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콘크리트 상판이 보강된 것과 관련해, 실시 설계 단계에서 구조물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와 설치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 : 콘크리트 상판을 덧대야 된다. 그렇게 나와 가지고. 종단안전구역 바깥에 있으니까….]
결국 종단안전구역 내에 있지 않으니, 항공기 충돌에 대비해 부러지기 쉽게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콘크리트 둔덕은 더 강하게 보강된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정작 활주로에서 더 먼 쪽에 설치한 착륙 유도등은 부러지기 쉽게 만들어졌지만, 비상 착륙하는 항공기가 먼저 충돌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는 콘크리트 장벽을 쌓는 모순된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안여진)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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