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부당하다며 명령을 거부했다가 항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법에 따라 조사 기록을 경찰에 넘기려던 박 대령에게 이를 중단하라고 한 건 권한 없고 부당한 명령이고, 이런 명령엔 따르지 않아도 항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겁니다.
차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박정훈 대령의 1심 선고를 앞둔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 앞.
"박 대령은 무죄선고! 윤석열은 사형선고!"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한파 속에 시민들이 입김을 뿜어내며 모여들었습니다.
모두가 박 대령의 무죄를 외쳤습니다.
[김 성 신부]
"너무나 당연한 일을 한 우리 박정훈 대령에게 이런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서 이게 제대로 된 건가 이게 상식적인가…"
채 상병 사망 이후, 사건 조사 기록을 법에 따라 경찰에 이첩하는 걸 중단하라고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은 지시했습니다.
이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박정훈 대령은 재작년 10월 기소돼 1년 넘게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오늘, 1심 재판부는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윗선의 지시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채 상병 관련 기록은 법에 따라 지체없이 경찰에 이첩해야 할 의무는 있지만 해병대사령관이 이를 중단하라고 명령할 권한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설령 권한이 있다 해도 수사 내용을 바꾸려는 목적으로 보여 정당하지 못한 명령"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이어서, 박 대령의 항명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재판부는 이렇게 군검찰의 공소 이유들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TV에 출연해 허위 사실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검찰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무죄 선고 직후 법원 주위에는 박수와 함께 시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법정을 빠져나온 박 대령은 시민들 덕분에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박정훈/해병대 전 수사단장]
"흔들리거나 좌절하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수근이(채 상병)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무죄 판결에 대해 국방부는 "군사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주영 윤병순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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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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