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얀마 강진 소식입니다. 지진 발생 엿새 째, 추가 생존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앙지와 가까운 만달레이에서 취재 중인 이도성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이 특파원, 뒤로 보이는 곳이 이번 지진으로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난 곳이죠?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스카이빌라라는 이름의 네 동짜리 아파트인데요.
만달레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인데, 고급 시설을 갖춘 단지로 원래는 도시의 발전을 상징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진 이후 참사의 상징처럼 됐습니다.
네 동 가운데 세 동은 완전히 무너졌고, 남은 한 동도 절반으로 주저 앉은 상태입니다.
지난 금요일 강진이 났을 당시 90명 넘게 묻힌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구조 작업이 이어지면서 어제는 10명, 오늘은 5명이 추가로 나왔지만 모두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실종자 가족 100여 명은 벌써 엿새 째,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종 전단지를 직접 만들어 붙여놓기도 하고요.
밤낮으로 구조 작업을 지켜보면서 애끓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오마수이/실종자 가족 : 점을 봤더니 '당신 남동생은 다치긴 했지만 아직 살아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희망을 갖고 동생이 살아 돌아오기만 바라며 매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국 등 해외에서 온 구조대도 이곳으로 건너와 실종자를 찾고 있습니다.
[앵커]
여진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고, 생존자들 상황도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진앙 부근인 만달레이는 지진 이후 엿새 동안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다니는 현장마다 어느 곳 하나 지나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추가 재난마저 우려되는 상태입니다.
이 소식은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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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어둠이 내려앉은 만달레이에서 커다란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곧바로 현장에 달려갔더니 주택가에 큰 불이 나 있었습니다.
혹시 더 커질지 모르는 피해를 막기 위해 현장에는 소방차 수십 대가 출동했습니다.
불은 꺼졌지만, 다음날 다시 찾은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주민은 뼈대만 검게 남은 집을 정리하며 망연자실 한 듯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이웃들도 남일 같지 않아 했습니다.
[후라후라미엔/미얀마 만달레이 주민 : 우릴 도와줄 사람들은 전혀 오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누가 와서 '도와줄 테니 다른 곳으로 가라'하면 바로 갈 거예요.]
멀지 않은 곳엔 이재민 캠프가 마련됐습니다.
천막과 작은 텐트만으로 40도를 오가는 더위와 사투를 벌였습니다.
군데군데 쓰레기가 널리고 비좁게 모여 있어야 하지만,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겐 유일한 휴식처입니다.
길거리엔 썩은 물에 오물 더미가 쌓이고 있습니다.
전염병이 돌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데 다쳤어도 제대로 치료 받고 쉴 공간조차 부족합니다.
야외 병상에라도 누울 수 있는 게 행운일 정도입니다.
그나마 구호 단체들이 건네는 생필품에 숨통이 트입니다.
내전 와중에 강진까지 덮치며 뺏겨버린 주민들의 일상,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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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것처럼 열악하다 보니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염병이 추가 확산할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얀마 어린이들이 생존적 위기에 내몰려 있다는 유엔 아동기금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2차 재난이 우려되는데, 한 달 휴전하자는 반군 제안에도 미얀마 군부는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한 상황입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NEWS9LIVE']
[영상취재 정철원 / 영상편집 강경아]
이도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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