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에 불황, 취업난까지 각박한 현실 속에서 고민을 담은 편지를 보내면, 위로와 공감을 답해주는 우편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8천 통 넘게 답장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어떤 고민이 올까요? 또 답장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분들 일까요.
그 사연을 밀착카메라 홍지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 삼청동 돌담길입니다.
노란색 지붕의 우편함이 서 있습니다.
'온기우편함'입니다.
위로와 공감으로 온기를 전한다는 뜻입니다.
'손끝으로 전하는 마음'이라고 써 있습니다.
편지지든, A4용지든 상관없습니다.
쪽지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고민과 답장받을 주소를 남기면 됩니다.
얼마나 많은 사연이 들어왔는지 볼까요?
우편함 안을 빼곡히 채운 사연들을 수거합니다.
3년 전 처음 우편함을 만든 조현식 씨는, 누구나 말 못할 고민 하나쯤은 갖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조현식/온기우편함 대표 :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우편함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을 하다가…]
서로 실명을 밝히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습니다.
고민을 보낸 이는 온기, 답하는 이는 온기우체부입니다.
[조현식/온기우편함 대표 : 익명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씀으로써 더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삼청동과 덕수궁에 처음 놓인 온기우편함은 지금은 신림동 고시촌, 노량진 학원가를 비롯해 서울 시내 7곳에 있습니다.
온기우편함에서 수거한 편지가 모이는 곳입니다.
자원봉사자분들이 사연을 살펴보고 답장도 합니다.
확인해보시죠.
코로나19 감염 위기 때문에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조현식/온기우편함 대표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풀리고 나서 오랜만에 뵈었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김의연/온기우체부 : 편지를 쓴다는 이런 활동을 한다니까, 그게 또 어제부터 되게 감사하더라고요.]
답장에 담고 싶은 생각도 나눕니다.
[이현화/온기우체부 : 파란 하늘과, 공기와, 가을이 온 것을…그런 마음을 같이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