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이번 달은 학교를 주제로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민대홍 PD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1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된 게 1993년이니까, 올해로 딱 30년이 됐어요. 30년 동안 입시제도가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대학입시에서 수능의 위상은 여전한 것 같아요?
[PD]
말씀하신 대로 첫 수능이 치러진 지 30년이 됐는데요.
여전히 대학 입시에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행 대학입시는 정시와 수시 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수능 성적만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 전형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추세를 보면, 정시 비율은 지난 2004년 56%에서 올해 22%까지 감소하는 등 줄고 있고요.
반대로, 수시 전형 비중은 그만큼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대학이 수시 전형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여전히 수능이 대학 입시에서 차지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올해로 30살이 된 수능이 어떻게 변해왔고,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특별한 이들을 만나보고 왔다고요?
[PD]
30년 전 수능이 어떤 취지로 생겨났는지, 당시 수능은 어땠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능을 개발한 초대 평가원장과 첫 수능을 본 1세대 수험생 등을 만났는데요.
이들을 만나 수능의 의미와 또 수능의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앵커]
수능이 대학 선발 과정에서 하나의 자료로 사용되어야지, 이것만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는데요. 그만큼 수능에 대해 찬반이 뜨거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PD]
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출제 방식을 포함한 시험 자체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사교육과 교육 불평등 문제 등 여러 층위의 사회문제들이 엮여 있어서 결코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크게 봤을 때 수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수능이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라는 입장입니다.
전국 대부분 학생이 동시에 시험을 보고, 시험 문제도 객관식 위주여서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이견이 적기 때문인데요.
논술, 면접 등 다면 평가의 경우 채점자의 주관이 크게 작용할 수 있고,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실력이 크게 오르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특히, 봉사활동 등 교내외 활동 실적에는 이른바 '학부모 찬스'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사는 지역이나 정보 접근성에 따라 학생 편차가 클 수밖에 없는 다른 전형에 비해 수능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주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 현 / 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 : 어디서 인턴을 했다고 하는 게, 학생의 능력인가…. 부모나 다른 배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제도들을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학원에 다니든, 과외를 받든 자기가 그걸 자기 거로 만들어서 자기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험이라는 겁니다. (수능은) 기본적으로 같은 조건이 주어진 상태 속에서 성적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 성적 자료 가지고 선발하는 것이니까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앵커]
입시제도의 공정성 측면에서 수능이 더 낫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수능 시험의 한계나 부정적인 면도 있을 텐데요.
[PD]
시험 방식 자체가 객관화된 평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면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게 핵심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수능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오지선다형의 객관식 문제로 구성돼 있고요.
수학 과목만 주관식이 있는데, 이 역시 풀이 과정은 보지 않고 정답만 평가합니다.
이 자체가 학생들에게 정답을 고르는 획일적인 사고만 요구할 뿐, 학생들이 문제에 접근하는 창의력이나 비판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애초 도입 취지와 달리, 수능도 암기능력만을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전문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혜정 /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 : 수능 문항이 100% '다음 중 옳은 것은?', '다음 중 옳은 것을 고른 것은?' 이겁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그런 융합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를 원하고 있고 국가교육과정을 그렇게 추구하고 있는데, 그냥 한 가지 잣대로 지금 측정을 하고 있어요. 각자 다른 영역의 역량들이 있는데 그냥 한 가지 잣대로 줄 세우는 거는 그거는 타당한 방법이라고 할 수가 없죠.]
[앵커]
쉽지 않은 문제인데요. 결국,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평가가 돼야 할 텐데, 어떤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PD]
나라마다 교육제도와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르긴 하지만, 해법을 찾기 위해 다른 나라의 시험을 좀 살펴봤습니다.
OECD 38개 국가 중, 캐나다와 노르웨이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 우리나라 수능과 같이 표준화된 입시시험이 존재하는데요.
나머지 36개 국가 중 객관식 시험을 치르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멕시코, 스웨덴, 일본, 칠레, 터키 7곳뿐입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나, 영국의 A-level, 독일의 아비투어 등은 모든 문항이 논술이나 서술형으로 구성되어있고요.
호주의 VCE 등은 객관식 문항과 서술형 문항이 섞여 있습니다.
또 OECD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웃 나라인 중국 역시 가오카오라는 대입시험이 있는데, 객관식과 서술 혼합형으로 출제됩니다.
많은 국가가 학생의 사고력, 창의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서술형 문항을 대입시험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또, 객관식 입시시험이 있는 미국이나 일본도 이 시험이 하나의 자격 기준일 뿐, 입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시 전형이 확대되는 것도 수능을 자격 기준으로 삼아 다양한 입체적인 평가를 하려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지난 2019년 대구와 제주도의 일부 고교에서는 논술형으로 교육하고 시험 보는,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입시의 공정성은 입시제도 자체의 개선뿐 아니라 평가자나 평가과정에 대한 사회적 신뢰 등 사회문화적인 변화도 필요한 부분이어서 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월간 뉴있저', 다음 주제는 뭔가요?
[PD]
월간 뉴있저, 다음 시간에는 학생 인권에 대해 다룹니다.
현재 학교에서 지켜지는 학생 인권은 어떤 모습인지, 여러 사례와 함께 현주소를 짚어볼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민대홍 (mindh09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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