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달부터는 은행에서도 코로나19 긴급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은행 창구에선 '카드를 만들어라', '계좌를 열어라' 이런 조건을 달면서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이새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김모 씨가 운영하는 작은 여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끊기다시피 했습니다.
[김모 씨/여행사 운영 : 작년을 100으로 본다면 지금은 (그중) 95 정도는 다 없어졌어요. 유지는커녕 생계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코로나 긴급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한 달 반 만에 가까스로 보증을 받았지만 은행에서 또 조건이 붙었습니다.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은행 카드와 퇴직연금 금융상품, IRP에 가입하라는 겁니다.
[김모 씨/여행사 운영 : 생활비도 몇 달째 못 가져가는데 카드 만들라, (IRP는) 연말정산 세액공제 받습니다, 얘기하더라고요. 급여를 가져갈 수 있을 (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걸 이해는 한 건가.]
학원을 운영하는 권모 씨도 비슷한 일을 당했습니다.
[권모 씨/학원 운영 : 카드를 만들거나 아니면 적금을 들어야 한다고. 안 하고 싶은데 대출 안 되겠냐 그랬더니 안 된다고 한 게 제일 안타까웠죠. 아예 거절을 해버린 게, 대출을.]
은행 자체 기준으로도 신용등급이 높았지만 대출을 거절당한 겁니다.
권씨는 본점에 신고한 뒤에야 겨우 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출을 해주는 대신 예금이나 펀드 등에 가입하라고 요구하는 이른바 '꺾기'는 은행법으로 금지된 겁니다.
그런데도 코로나 긴급대출까지 불법 실적 쌓기에 이용하는 일부 은행을 제대로 잡아내야 한다고 소상공인들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새누리 기자 , 공영수, 류효정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