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9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나왔습니다. 주인공 허미미 선수는 "한국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말에 일본 국적 대신 한국 국적을 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는데요.
정수아 기자입니다.
[기자]
[허미미 : 데구치/세계유도선수권대회]
허미미는 연장전에서도 지치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힘이 빠진 틈을 놓치지 않고 특기인 업어치기를 시도합니다.
뒤로 물러선 데구치에겐 세 번째 지도 벌칙이 선언됐습니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12분 19초의 승부, 세계 1위 데구치가 무너졌습니다.
스물둘, 허미미는 아이처럼 손뼉을 치고, 환하게 웃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했습니다.
29년 만에 찾아온 한국 여자 유도의 세계선수권 금메달 순간이었습니다.
[허미미/유도 국가대표 : 감사합니다, 땡큐. 너무 기분이 좋고 정말 행복해요.]
시상대 맨 위에 서서 가슴의 태극마크에 손을 갖다댄 장면이 허미미에겐 조금 더 특별합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아래서 도쿄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를 따라 여섯 살부터 유도를 시작했습니다.
유망주였지만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부모님 곁을 떠나 한국으로 왔습니다.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바람 때문입니다.
[허미미/유도 국가대표 (2023년 7월) :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한국에서 올림픽 금메달 따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 와서 선수 등록 절차를 밟으면서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도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2년 전 태극마크를 달았고 세계선수권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할머니와 약속에 제대로 화답했습니다.
허미미의 도전은 이젠 두 달 뒤 파리 올림픽을 향하고 있습니다.
[허미미/유도 국가대표 : (올림픽에서) 저 금메달 따고 싶어요. 한국에 가서 잘 준비하고…]
[화면출처 International Judo Federation·CBC]
정수아 기자 ,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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