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한바퀴] 금줄 두른 남산의 나무들‥곤돌라 놓이면 일부 훼손 불가피

2024.07.20 방영 조회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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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서울 남산 정상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세 그루에 금줄이 쳐졌습니다. 이곳은 서울시가 새로운 곤돌라를 놓을 경우 상부 정류장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입니다. 누가, 왜, 이렇게 나무에다가 금줄을 쳐놨을까요? ◀ 리포트 ▶ [김명은/아보리스트] "와 생각보다 키가 진짜 큰데." 외줄 하나에 의지해 나무에 오릅니다. 나무에 올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적으로 가지치기 등의 관리를 하는 아보리스트입니다. [김명은/아보리스트] "위에서 보니까 나무가 진짜 너무 예뻐. 내가 좋아하는 이끼가 많이 껴 있어." 잠시 뒤 다른 가지로 또 다른 아보리스트가 오릅니다. [김명은/아보리스트] "빨리 올라오고 싶었어. 아 좋다." 이들이 오른 나무는 남산 정상 바로 아래 100살 된 음나무입니다. 예부터 약재로 사용되며 궁궐에도 심어졌던 나무입니다. 20미터 높이 나무 위, 음나무 꽃대가 바로 눈 앞에 있습니다. 푸른잎 위로는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 커다란 음나무에 오른 이유는 금줄을 매기 위해서입니다. [김유순/아보리스트] 여기 연결하고요. 여기 위쪽보다 아래쪽이 낫다는 거죠? 아이가 태어나면 문을 가로질러 매던 금줄. 부정을 막기 위한 금줄이 이 100살 음나무에 쳐진 이유는 곤돌라 때문입니다. 이 나무는 서울시가 놓으려는 남산의 새 곤돌라가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있습니다. [김명은/아보리스트] "제가 다른 나라에서 올라갔던 나무들에 비해 정말 부족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근데 여기에 곤돌라가 들어와서 이 나무가 베어진다고 그러면 저 진짜 너무 속상할 것 같고요." 이 음나무처럼 숲의 오래된 나무들은 자라나는 나무들에게 영향을 준다 해서 '어머니 나무'라고도 불리웁니다. [최영/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뿌리끼리 나무가 서로 연결돼 있기도 하고 뿌리에서 나오는 특정한 박테리아나 세균 같은 것들로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하지만 어머니 나무도, 정상의 커다란 느티나무도 곤돌라가 놓인다면 무사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시는 남산 접근성을 더 높일 수 있고 수익금으로 생태복원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태복원을 하겠다며 나무를 베어내야만 하는 것에, 또 이미 케이블카와 여러 노선 버스가 다니는데 곤돌라를 더 놓겠다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오미 페어 / 미국] "아뇨 전혀요. 휠체어에 탄 90살 어머니를 모시고도 올라올 수 있었어요." [성경희/서울 목동] "곤돌라는 어디서 놓자고 하는 거예요? 아 서울시청에서 그래요. 예산이 많나 보다 그렇죠? 하하하." 서울시는 2년 뒤 운영을 목표로 조만간 곤돌라를 착공할 계획입니다. 지금 남산에 정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곤돌라일까요 아니면 100살 된 '어머니 나무'일까요?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김민지 알립니다. 서울시는 남산 정상부의 음나무가 곤돌라 상부정류장 사업부지 밖에 있어 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목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김민지 김민욱 기자(wook@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MBC 2024072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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