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브리스톨서 극우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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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영국에서 어린이 3명이 사망한 흉기난동 사건 이후 촉발된 극우 폭력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주말 사이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 연루된 최소 90명이 체포됐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2일 금요일 밤부터 런던을 비롯해 리버풀·사우스포트·브리스틀 등에서 소요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일부 참가자는 경찰에게 벽돌, 의자, 유리병을 던지는가 하면 이슬람 사원에 공격을 가했다.
경찰서,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방화로 불에 타거나 훼손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약 13년 만에 영국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폭력시위라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출범한 지 약 한 달 만에 맞닥뜨린 돌발 위기이기도 하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밤 긴급 내각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길거리의 법적 무질서와 폭력 행위에 연루된 모든 사람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 침입한 범인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사건 직후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17세 피의자가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SNS에 퍼지면서 사우스포트와 런던 등지에서 반이슬람, 반이민을 주장하는 극우파의 폭력 시위가 촉발됐다.
피의자가 웨일스 카디프 태생의 17세 남성 액설 루다쿠바나라는 인물이라고 발표된 이후에도 폭력 시위 참가자들은 이민자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당초 경찰은 사건 당일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를 웨일스 카디프 태생의 17세 남자라고만 밝혔다. 영국에선 미성년 피의자의 이름 등 상세한 신상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이후 법원은 신상 비공개로 허위정보가 퍼질 우려가 있다며 피의자 이름(액설 루다쿠바나) 공표를 허용했지만 시위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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