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수련의 성폭행 피살'…3주째 전국서 항의 시위
[앵커]
인도의 한 국립병원에서 여성 수련의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동료 수련의와 의사들이 안전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는데요.
시민사회가 동참한 대규모 시위가 3주째 이어지며 격화하고 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일, 인도 동부 콜카타 지역 국립병원에서 한 여성 수련의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6시간 교대 근무 중 휴식을 취하다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겁니다.
당국은 병원 직원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유가족은 집단 성폭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동료 수련의들과 의사협회는 병원 안의 안전조치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습니다.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매우 무섭습니다. 36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데 두 번째 집과 같은 병원 안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디서 안전할까요?"
대학생과 변호사 단체, 축구 팬 등 각계 시민들이 동참한 항의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해 3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가 격화하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최소 100명이 체포됐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횃불처럼 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 불은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 타오를 것입니다."
2012년 뉴델리에서는 20대 여성이 운행 중인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도는 물론 전 세계적인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이후 인도 정부는 형량을 높이는 등 엄격한 법률을 도입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만연한 성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2012년 뉴델리 사건 피해자 어머니> "딸의 사건과 당시 운동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요? 무엇이 바뀌었습니까?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는 여전히 2012년에 살고 있습니다."
연방 경찰이 주 당국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엄격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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