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1절,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난동을 부린 폭주족이 6개월 만에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배달 업무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번호판을 가리고 도심 폭주를 벌였는데, CCTV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삼일절 자정을 넘긴 새벽.
요란한 불빛을 번쩍이는 오토바이들이 떼 지어 교차로에 들어섭니다.
우두머리가 마치 교통경찰처럼 손을 뻗어 진입 차량을 가로막자, 나머지는 지그재그 곡예 운전을 합니다.
달리는 차량을 향해 역주행을 하고 차 사이를 아슬아슬 빠져나갑니다.
도로를 완전히 점령한 모습입니다.
위험천만한 폭주행위는 이곳 서면교차로에서 광안리를 오가는 20km 구간에서, 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배달일을 하며 서로 알게 된 이들은 온라인 채팅방에서 폭주를 계획했습니다.
경찰 추적에 대비해 채팅방 이름은 '육아 소통방'으로 붙였습니다.
폭주에 나설 때는 번호판은 청테이프로 가리고, 일부는 삼일절 폭주 이후 오토바이를 내다 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CCTV는 피하지 못했습니다.
[류현섭/부산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 : 이동 동선을 역추적해서 출발 시점이 어디인지를, CCTV를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6개월 간의 수사 끝에 오토바이 운전자 전원과 동승자, 채팅방 운영자 등 26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22명은 10대였고 무면허 운전자도 4명이었습니다.
구속된 30대 우두머리는 삼일절 대구에서 폭주를 하고 부산으로 이동해 현장을 지휘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배달로 쌓인 스트레스를 폭주로 풀려 했다'고 했는데, 모두 전과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화면제공 부산경찰청]
구석찬 기자 , 조선옥,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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