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추석 연휴, 중증 응급환자가 갈 병원을 빠르게 찾아줘야 하는 광역 응급의료상황실도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갑자기 쓰러진 환자, 눈을 다쳤는데 피가 멈추지 않는 환자 등 환자들이 갈 병원을 연결해달라는 요청은 밀려 들어왔지만, 받아주는 병원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곳에서 일할 의사 구하기도 이젠 더 어려워졌다는데 강나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크고 작은 모니터로 가득한 사무실에 긴급한 전화가 쉴 새 없이 이어집니다.
[전원 의뢰 때문에 연락드렸습니다. 29세 남성분이시고요. 알코올 중독 경련 환자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신 분입니다.]
추석 아침 갑자기 쓰러진 환자가 대학병원 응급실에 오긴 했는데 입원 병상이 없다며, 다른 곳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온 겁니다.
병원마다 수소문을 해보지만, 거절의 연속입니다.
[서울의료원이랑 순천향서울 미수용이요.]
[중대광명 미수용이요. 입원병실 만석이래요.]
1시간이 넘어서야 겨우 병원을 연결한 사이, 또 다른 응급 환자가 생겼습니다.
새벽에 집에서 넘어져 눈을 다친 90대 환자, 응급실에 와서도 피가 멈추지 않는 겁니다.
[(원래 대동맥 문제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상태라서 지혈이 안 된대요.]
이번 추석 연휴, 전원 건수는 하루 평균 60건이나 됐습니다.
이런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은 전국에 6곳입니다.
병원이나 소방 상황실 요청을 받아 중증 응급환자가 갈 병원을 직접 찾아주는 허브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매 순간 긴장과 안도를 반복해야 하는 또 다른 의료 현장입니다.
[박세은/상황 요원 (응급구조사) : 어쨌든 (병원으로) 가셔야 환자분이 괜찮은 건데 선정이 좀 안 되거나 어려워졌을 때는 불안해지거나…]
응급구조사나 간호사인 요원 3명과 의사 1명이 한 팀으로 24시간, 3교대로 일하는데 의료 공백이 반 년 넘게 이어지면서 인력난도 더 심해졌습니다.
[중앙응급의료상황실 관계자 : (상황 의사들도) 원래 본인이 근무하시는 병원을 지키셔야 하기 때문에 (번아웃 등으로) 체력적으로 힘들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저희 쪽으로 덜 오게 되시는 게 있고…]
병원과 119 요청이 동시에 오면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고, 선정도 더뎌질 수 있습니다.
결국 환자의 골든타임이 지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강나현 기자 , 신동환,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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