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이 교육부 장관을 향해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유급이라는 협박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14일 의대 본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창민 건국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며 "지난 6일 교육부 장관 브리핑을 듣고 더 이상 함구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 표면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조건부 휴학 승인을 전제로 학생들이 내년에 돌아오지 않으면 '유급이다', '제적이다' 이렇게 겁박했다"며 "의대생들을 미료 보건의료인재가 아니라 그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나온 말로 확신했다"고 했다.
김 씨는 학교를 떠난 이유에 대해 "졸속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해,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 명백한 가운데 공부할 동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강의실 자체가 증원된 인원 받을만한 강의실이 없다"며 "예를 들어 카데바(교육용 시신) 해부도 6명이 1조로 현재도 부대끼며 진행되고 있는데, 증원된 인원으로는 11명이 1조를 이루게 된다"고 부연했다.
지난 1월 KTX에서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조치하고, 2017년 지하철 역사에 의식을 잃은 한 군 장병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미담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힘든 공부를 버틸 수 있었던 건 잘 배워서 미래의 환자를 살리겠다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여론과 언론은 '이기적이다, 어린애들이 벌써 밥그릇 챙긴다'며 욕을 하지만, 저희는 그저 매일 잠 못자가며 PPT 1000장을 외우며 매주 시험 치느라 허덕이는 의학도였을 뿐"이라며 "이들을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사람으로 악마화한 것에 대해 교육부 장관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부할 동기를 돌려줄 첫 단추는 교육부 장관의 솔직한 사과"라며 "양질의 의대 교육이 뭔지 교육부에서 먼저 공부를 해야 하며 위에서 찍어누르듯 의사만 배출하고 병원에서 수련만 받으면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또 김 씨는 "정부가 필수의료나 기피과에 보상을 더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기피과에 대한 선호도가 더 떨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나 역시 필수의료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런 과를 선택했을 때 후회가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영상취재: 이명희
임서인 기자(impac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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