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안개 속에서도 잘 보이게…자동으로 밝아지는 후미등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가을에 자주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죠.
바로 안개인데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해 작은 물방울로 떠오르는 현상으로, 시야를 가려 큰 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안개 낀 날에는 교통사고 치사율도 높은데요.
지난 5년간, 안개로 901건의 사고가 발생해, 6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치사율이 6.9%로 비나 눈이 내리는 날보다 더 위험하죠.
문제는 앞차의 후미등에 불이 들어와도, 안개가 끼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지난 2015년에는 안개 탓에 인천 영종대교에서 106중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1월엔 세종에서 차량 38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만약, 짙은 안개가 꼈을 때 자동차 후미등이 평소보다도 더 밝아진다면 어떨까요?
국내 연구진이 안개 농도에 따라 후미등의 밝기를 자동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시정거리 5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낀 상황에서 기존 후미등은 잘 안 보이지만, 이번에 개발된 후미등은 선명하게 보입니다.
기존보다 30배가량 밝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밝아지기만 한 건 아닙니다.
도로 곳곳의 기상 상황을 알려주는 장치가 안개 농도 정보를 차량에 전달하면, 후미등의 전류가 자동으로 조절됩니다.
연구진은 안개 농도에 맞게 최적의 밝기를 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후미등에 적용했죠.
후미등은 시정거리에 따라 맞춤형으로 밝기가 바뀌는데요.
가령, 시정거리 50m 미만의 짙은 안개엔 광도가 550cd로 크게 밝아지고, 100m 이하는 450cd, 150m 이상의 옅은 안개에는 280cd로 각각 조절됩니다.
"대략 70m 이상에서도 전방 차량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정지를 할 수 있고,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후미 추돌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자동차 자체에서 시정거리를 산출해서 차량 자체 내에서 후미등의 밝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올인원의 시스템 개념으로 접근할 계획에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일반 차량과 자율주행차에 적용해 실증을 마쳤습니다.
다만 현재 후미등에는 최대 밝기를 제한하는 규제가 걸려 있는데요.
향후 관련법이 개정된다면, 기술 상용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영상취재기자 : 함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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