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경제가 헤어 나오기 힘든 늪에 빠졌다" 오늘(21일) 삼성과 SK 등 주요 기업들이 내놓은 긴급 성명 내용입니다. 실제 우리 경제에는 비상 신호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3년 평균 경제성장률, 역대 가장 낮은 2%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대로라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때처럼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IMF는 내년이 더 어려울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때문에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경제팀은 뭘 하고 있는 건지, 대책이 뭔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제 컨트롤 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 속에 대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평일인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거리가 한산합니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건설 일부를 중단하면서, 인력이 대거 빠져나갔습니다.
[자영업자/경기 평택시 고덕동 : 삼성 때문에 다들 이렇게 장사하신 분들이 오셔서 하는데 경기가 죽어버리다 보니까… 예전에 (거리에) 10명이 다녔으면 지금은 뭐 2명, 3명 다니니까…]
임대 문의가 붙은 채 텅 비어 있는 건물도 많습니다.
[공인중개사/경기 평택시 고덕동 : 아무래도 공실들이 많죠. 오피스텔 월세가 110까지도 갔었어요. 그런데 지금 한 80 정도까지 내려와 있으니까…]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다른 기업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포스코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건설업 침체로 45년 넘게 가동해 온 포항제철소 1선재 공장을 전격 폐쇄했습니다.
SK는 현금 확보를 위해 알짜 자회사 SK스페셜티를 시장에 내놨고, CJ제일제당도 간판이라 불린 바이오사업 부문을 매각합니다.
다른 그룹사들 역시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데 더 버티지 못한 중소형 업체는 더 많습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는 1380건으로 1년 전보다 27%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파산 건수를 이미 10개월 만에 넘어선 겁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삼성과 SK 등 국내 16개 그룹 사장단은 9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이례적으로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창범/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 우리 기업들은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지속할 경우 국내 경제가 자칫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져…]
부진한 내수에 수출까지 동력을 잃으면서 내년 경제는 더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데,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대호 이완근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허성운]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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