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달 전 서울의 한 클럽에서 30대 여성이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맞아 눈 주위 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전치 8주가 나왔는데, 경찰은 아직 가해자도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24시간 촬영되는 클럽 안의 CCTV가 있었지만 영상이 지워질 때까지 확보도 못 했습니다.
함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월 1일 새벽, 30대 여성 A씨는 홍대의 한 클럽에서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A씨/폭행 피해자 : 어떤 백인 여자분이 (제 테이블에) 술을 훔치려고 하는 듯이 건드려서 말을 걸려고 가까이 다가갔어요. 저를 5~10초 정도 응시를 하더니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주먹으로 제 눈을 때려가지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지만 외국인 여성은 도주했습니다.
A씨는 눈 주위 뼈가 부서져 인공 뼈를 넣는 수술을 받았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한 달 뒤에야 황당한 말을 했습니다.
[A씨/폭행 피해자 : 제가 조사받으러 갔을 때 '본인들이 CCTV 확보를 못 해서 잡기 어려울 것 같다. 외국인들이 워낙 많으니까…' 라고만 전달받고.]
클럽 안에 24시간 촬영되는 CCTV가 있었지만 저장 기간인 2주가 지나 버려 영상이 이미 지워진 겁니다.
경찰은 "클럽에 여러 번 전화와 문자, 우편 등으로 CCTV를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며 "가해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럽이 밤에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가지는 않았습니다.
낮에 클럽 우편함에 CCTV를 복사해 달라며 USB를 넣고 오기만 했습니다.
[A씨/폭행 피해자 : CCTV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정보들을 미리 확보하지 못해서 저처럼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긴다는 거에 화도 나고 경찰의 대처가 너무 잘못됐다는 생각밖에…]
클럽 측은 "경찰이 요청하면 항상 CCTV를 제공했다"며 "그동안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황현우 / 영상편집 정다정 / 영상디자인 이정회]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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