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경기 지역에 이틀 사이 많게는 40㎝ 넘는 눈이 쏟아지면서 '습설(濕雪)'에 의한 건축 구조물 등의 붕괴 사고가 잇달았다.
습설은 물기를 머금어 무거워진 눈으로, 100㎡(약 30평)에 50㎝가 쌓이면 무게가 5t에 달한다.
수원 정자동 공장 붕괴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9분께 경기 안성시 서운면 소재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 캐노피가 무너지면서 그 아래 보행로를 지나던 70대 직원 A씨가 깔렸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은 캐노피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낮 12시 5분께는 안양시 동안구 소재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로 60대 여성 1명이 다쳤다.
오전 9시 56분께는 안산시 단원구의 한 금속 가공공장에서 천막으로 된 가설 건축물이 무너지면서 아래에서 제설작업 중이던 50대 B씨를 덮쳤다.
이로 인해 다리를 다친 B씨는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오전 6시 38분께는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소재 한 공장 내 인테리어필름 보관 창고 천장(4천900㎡)이 폭설로 인해 무너졌다. 붕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무너진 안산 공장 가설 건축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오전 6시 20분께는 오산시 원동에서 모텔 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아래를 지나던 50대 C씨가 파편에 머리를 맞아 다치기도 했다.
오전 2시 57분께는 의왕시 삼동 부곡 도깨비시장에서 아케이드 지붕 100m 구간이 내려앉거나 철골이 휘어지는 사고가 났다.
취약 구조물인 주거용 비닐하우스 붕괴도 이어져 이날 새벽 0시 50분께 과천시 과천동 비닐하우스 2개 동이 무너지면서 이재민이 7명 발생했다.
오전 3시 25분께는 시흥시 금이동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지붕면이 무너지며 1명이 대피했다.
무너진 하남 버스정류장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학교 급식실 지붕이 내려앉았다는 신고도 줄을 이었다.
전날 오후 9시께 평택시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지붕과 철제 구조물이 무너져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이 해당 출입구 통행을 금지하는 한편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슷한 시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시흥시 능곡동 아파트에서도 지하주차장 차량 진입 통로 위 지붕 등이 무너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건물을 따라 실외에 설치된 급식실 지붕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는 사고도 있었다. 학교 측은 안전을 위해 긴급 휴교를 결정했다.
이같은 사고는 구조물이나 지붕 등에 습기를 많이 머금은 무거운 눈이 장시간 다량으로 쌓이면서 구조물이 버틸 수 있는 하중을 초과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습설이 추운 날씨에 얼어붙을 경우 낙하 피해로도 크게 다칠 수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습설은 일반적인 눈보다 2∼3배가량 무겁고 쉽게 덩어리 지는 성질이 있다"며 "이로 인해 바람에도 잘 날아가지 않아 더 빠르게 축적되는데, 건축물이나 나무에 쌓여 있다가 떨어질 경우 큰 인명 또는 재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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