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대통령이 초유의 출국금지를 당하고, 직무수행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누가,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하는 지 어느 것 하나 명확한 것이 없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불투명한 정국 상황에 대해 진단해 보겠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최대 관심은 대통령 임기잖아요.
여당이 퇴진 시기를 논의할 정국안정화 TF란 걸 오늘 만들었는데, 언제 회의를 해서 언제 결론을 내겠다는 겁니까?
[기자]
일단 야당이 두번째 탄핵 표결을 예고한 오는 14일 전에 구체적인 퇴진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위해 매일 회의를 열겠단 계획이고요. 하지만 최종 결정권한이 없는 협의체라서 TF에서 방안을 내놓더라도 의원들이 수용할 수 없다고 하면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위원장을 맡았던 이양수 의원은 원내 수석을 지낸 바 있지만, 대부분 TF 위원들은 최근 현안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의원들이어서 TF 결정에 힘이 실릴지도 의문입니다. 여권에 대한 여론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가한 것 아니냔 비판이 그래서 나옵니다.
[앵커]
결국, 가장 쟁점이 윤 대통령 퇴진시기일 텐데, 퇴진 시기에 따라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다보니 더 정국이 혼란스러운 것 같습니다.
[기자]
앞서도 전해드렸지만 이재명 대표로선 즉각 하야 또는 탄핵이 현실화 될 경우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사라지게 됩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인 거죠. 국민의힘 역시 탄핵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거란 명분을 들고 있지만, 탄핵은 필패란 속내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탄핵 국면에서 곧바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민주당에 대권을 넘겨줄 거란 위기감이 큽니다. 오늘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한동훈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포기를 선언하고 정국 수습에만 집중하면 어떻겠느냔 제안도 나왔는데, 그 정도 진정성을 보여야 야당 역시 설득할 수 있을 거란 뜻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실제로 대통령 탄핵은 당연히 여당에 최대 악재일 수밖에 없을텐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땐 실제로 어땠습니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압승으로 끝난 건 모두 잘 아실 거고요. 다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은 무려 81%였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 득표율은 절반 수준인 41%에 불과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표가 분산되긴 했지만 탄핵 찬성이 곧바로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로 이어진 건 아니란 겁니다. 이미 대권을 잡은 것처럼 보이는 야당에도, 탄핵은 필패라는 여당에도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야당에선 토요일인 14일 대통령 탄핵안을 다시 표결에 부치겠다고 하죠. 지난번 표결에서 단체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고 따랐던 여당 의원들의 단일대오가 이번에도 유지될 수 있을까요?
[기자]
의외로 친윤계 의원들이 탄핵 찬성에 표결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친한계가 6개월, 혹은 그보다 짧은 기간내 자진 사퇴를 거론하는 상황에서 헌재 심사 기간이 최대 6개월까지란 점을 고려하면 차라리 탄핵이 대통령 임기를 더 길게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는 겁니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표결 자체엔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이유야 어찌됐 건 변수가 생긴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대통령이 촉발시킨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파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피해가 적지 않을 거란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오는데, 이제라도 여여가 국민들을 위하는 해법을 찾았으면 하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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