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다마스스쿠스의 바샤르 알아사드 저택을 약탈하는 시민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시리아를 오랜 기간 철권 통치했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가 버려두고 달아난 호화 저택들에 성난 시민들이 몰려가 분노를 쏟아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프랑스 공영 프랑스24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반군과 내전을 벌이던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 사람들이 그의 호화 저택에 들이닥쳐 고가의 물품들을 약탈하고 집기를 파손하는 모습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한 영상에서는 아사드 소유로 보이는 호화저택에 딸린 널찍한 차고에 람보르기니, 페라리, 애스턴 마틴 등 고가의 자동차들이 즐비한 모습이 보인다. 차고에 들이닥친 시리아인들은 주차장 안에서 차를 몰고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시리아의 코미디언 파디 마즈도 알아사드의 호화 저택에 가서 영상을 찍어 올렸다. 사람들은 육류가 담긴 봉지로 가득 찬 냉장고와 미술작품으로 가득 찬 선반을 뒤지고 있었고, 냉장고 앞에는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의 종이상자도 보인다.
마즈가 고가의 루이비통의 의류 가방을 끌고 다니는 모습도 담겼는데, 쓸어 담은 물건이 가득 담겨 터질 것처럼 보이는 이 가방의 시중 가격은 약 3만6천500파운드(6천600만원 상당)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한 남자가 다마스쿠스의 부촌 알말리키 지구에 있는 아사드의 저택 중 한 곳에 들어간 모습이 찍혔다.
다마스쿠스의 바샤르 알아사드의 저택에서 아사드 초상화를 짓밟는 시민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상에는 붉은 카펫과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 디올 가방을 포함한 고가의 잡화와 의류가 가득한 옷장 등이 보인다. 영상을 찍은 사람은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에게 독재정권을 세습해준 하페즈 알아사드의 초상화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이처럼 다마스쿠스 시민들은 아사드 일가가 소유한 호화 저택들을 찾아다니며 고가의 물건들과 미술품, 가구 등을 약탈하거나 집기를 부수면서 성난 민심을 표출하고 있다.
반군의 대공세로 축출된 아사드는 수도 다마스쿠스가 함락되자 달아나 자신의 뒤를 봐주던 러시아로 망명해버렸다.
가디언은 미국 국무부의 2022년 자료를 인용해 아사드 가문의 순자산이 최대 16억파운드(2조9천억원 상당)가량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아사드 일가와 그 주변인들이 철권통치를 이어가며 부를 누리는 동안 시리아 국민은 굶주려야 했다. 2022년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인구의 약 70%인 1천450만명이 빈곤층이고, 약 25%가 절대빈곤층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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