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적어도 지난 3월부터 최소 아홉 차례 비상계엄을 모의해온 걸로 봤습니다. 당시 상황을 따져보니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국무위원 탄핵,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이 이루어지던 때였는데 그때마다 계엄 모의를 진전시켰습니다.
강희연 기자가 당시 상황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시국이 걱정된다며 비상대권을 언급했던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채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던 시기와 겹칩니다.
야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을 몰아붙일 때였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3월 11일) : 한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입니다.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켰고, 김홍일 당시 방통위원장 탄핵을 추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즈음 김용현 전 장관 등을 만나 '비상 대권이나 비상조치가 아니면 나라를 정상화할 방법이 없는지' 논의했습니다.
야당이 방송 4법을 통과시키고 김홍일 전 위원장 후임인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탄핵을 추진했던 8월 초.
윤 대통령은 관저 회동에서 '비상조치권을 사용해야 한단'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야당이 본격적인 장외집회를 시작한 11월, 검찰은 윤 대통령이 이때부터 실질적인 계엄 준비를 진행했다고 봤습니다.
김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민주당의 2차 집회가 열린 당일 윤 대통령은 "특별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민주당의 4차 장외집회 다음 날에도 윤 대통령은 "국회가 패악질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11월 30일과 12월 1일에도 대통령 관저에서 만난 걸로 나타납니다.
야당이 국회 예결위에서 내년도 예산을 단독 처리하고,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를 맡은 검사들의 탄핵을 추진하던 즈음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에 동원할 수 있는 병력 수를 물으며 최종 계엄 준비에 나섰고 이틀 뒤 실제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민주적 틀 내에서 야당과 합의할 방법을 찾기보다는 극단적인 길을 선택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김미란 / 영상편집 박선호 / 영상디자인 이정회]
강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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