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외치며 트랙터 행진을 하던 농민들이 경찰과 서울 남태령에서 대치하는 일이 있었죠. 이때 시민들이 대거 가세하며 결국 경찰이 물러났었는데, 참여자 10명 가운데 3명이 2030 젊은 여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뭔지 정형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 22일 새벽, 농민들의 트랙터 행진이 남태령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경찰이 시위대의 서울 진입을 막아서면서 대치 상황이 28시간 동안 이어진 것입니다.
영하 7도의 추운 날씨임에도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고, 결국 경찰은 길을 터줬습니다.
[차 빼라! 차 빼라!]
SBS가 서울시 생활인구데이터를 토대로 당시 현장에 모인 사람들을 분석해 봤습니다.
이날 새벽 남태령에 모인 사람들은 5천 명에 달했는데 날이 밝으면서 점점 늘어나 경찰의 차벽 철수 직전인 오후 3시쯤에는 1만 1천 명까지 증가했습니다.
연령과 성별을 구분해 봤더니 불쑥 솟아오른 그래프가 유독 눈에 띕니다.
20대와 30대 여성들입니다.
20대 여성이 22%, 30대 여성이 13%로 3분의 1이 넘는 인원이 2030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0대 이상의 농민 위주 트랙터 시위에 2~30대 여성들이 왜 적극 나섰던 걸까.
우선 현 정부 여당에 대해 비판적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 이유로 꼽힙니다.
2~30대 여성들의 이러한 성향은 지난 대선과 총선 투표 결과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응원봉이 등장하고 K팝을 함께 부르는 새로운 시위 문화도 2030 여성의 참여를 이끈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응집력이 다른 세대보다 높은 점도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오려원/남태령 시위 참가자 : 관련된 인터넷 글을 봤는데 이쪽에서도 시위를 많이 하고 계신다고 들어서, 화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들었어요.]
이번 남태령 트랙터 시위가 사회적 약자 문제에 관심이 커진 2030 여성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여래/남태령 시위 참가자 : 농민분들 사정에 너무 무지했다는 걸 알아서, 너무 부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막차 타고 왔거든요.]
(영상취재 : 제 일·강시우, 영상편집 : 김윤성)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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