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달 전, 비상계엄의 밤 국회에 투입됐던 계엄군 현장 지휘관들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검찰이 공개했습니다.
여기엔 국회의 계엄해제부터 막으려고 군대를 투입해 의사당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끄집어 내라는, 내란 수괴로서 윤 대통령이 내린 지시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아무리 시간을 끌려고 해도 날이 갈수록 내란 수괴 혐의는 더 분명히 입증되고 있는 거죠.
조의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하던 지난달 4일 새벽 0시 39분, 특전사 모 지휘관은 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의결하려 하고 있으니 끄집어 내라고 부하에게 지시하며, 대통령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 내오라고 했다'고 덧붙입니다.
[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윤 대통령이)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거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회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 했다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이 녹취록으로도 다시 입증됐습니다.
본청 내부로 진입한 계엄군은 국회 보좌진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쳤습니다.
본회의장 진입이 어렵다는 보고를 받자, 이번에는 전기를 끊을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전 조치를 '하지 않았다'던 대통령의 말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검찰이 추가로 확보한 특전사 간부의 휴대폰 메모에도 계엄 해제 의결이 임박하자 전기를 끊으면 안 되냐, 공수부대가 의사당 지붕으로 내릴 순 없냐며 여러 차례 지시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전혀 몰랐습니다. 저도 텔레비전 보고 알았습니다."
이구동성으로 계엄 선포를 몰랐다던 지휘관들, 알고 보니 사전 모의 사실을 숨기려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계엄 해제 발표 후 방첩사령관이 특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몰랐다. 당일 방송을 보고 알았다"로 하자고 말을 맞췄다는 겁니다.
통화기록과 문자 메시지를 지우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국회 등에 계엄군을 투입한 혐의로 곽종근 전 사령관을 오늘 구속기소했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영상편집 :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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