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과거 직속 부하가 김 전 장관을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4년 전 병사 1명이 물에 빠져 숨진 걸 미담처럼 조작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걸 김 전 장관이 주도해 놓고 자신에게 덮어 씌웠다는 겁니다.
먼저 유선의 기자입니다.
[유선의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육군 17사단장이던 2011년 사진입니다.
옆에는 직속 부하인 이상훈 101연대장이 보입니다.
이 전 연대장은 최근 김 전 장관의 당시 부관참모였던 이모 중령을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상훈/전 육군 17사단 101연대장 : 마치 (내가) 조작의 주동자인 것처럼 (진술)한 것은 이OO밖에 없죠, 사실.]
사연은 이렇습니다.
2011년 17사단 소속 병사가 물에 빠져 숨졌는데 후임을 구하다가 숨졌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이 미담은 조작된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 전 연대장이 조작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았습니다.
6년 뒤, 책임자가 따로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2017년 9월) : 사건 조작의 중심에는 당시 17사단장이었던 김용현 중장이 있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의 부하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고 결국 이 전 연대장은 징역형을 살았습니다.
이 전 연대장은 지금이라도 14년 전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김 전 장관이 당시 미담 조작을 지시했고 들통나자 자신에게 책임지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훈/전 육군 17사단 101연대장 : (김용현 당시 사단장이) 연대장, 목에 칼이 들어와도 네가 한 게 맞지? 그렇게 할 거지? 그러시더라고요.]
군내 실세였던 김 전 장관의 힘과 당시 부관참모였던 이 중령의 위증으로 자신이 잘못을 뒤집어 썼다는 겁니다.
이를 입증할 증거로 이 중령이 법정에서 "이 전 연대장이 당시 참모장에게 미담을 보고했다"고 증언한 조서와, "직접 보고받은게 없다"고 증언한 참모장의 조서를 함께 공개했습니다.
당사자 증언과 어긋난다는 겁니다.
당시 참모장은 JTBC에도 "보고 받은 기억은 없다"고 했습니다.
연대장이 아닌 "사단장에게 '살신성인'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 문건도 여럿 있습니다.
이 전 연대장은 추가 증거를 더해 김 전 장관도 고소할 예정입니다.
이 중령은 당시 직접 보고 들은 대로 증언했고, 또 정식 최면수사로 기억을 떠올린 거라며 정면 반박했습니다.
[앵커]
김용현 전 장관이 병사의 익사 사건을 미담처럼 조작하라고 지시했단 의혹, 야당은 이 사건의 핵심 증인들이 인사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고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또 한 사람은 지방 병무청장직을 맡는 등 승승장구해 왔다는 겁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하혜빈 기자]
김용현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사단장 시절 부관참모가 대통령실에 근무한다고 인정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2024년 9월 / 인사청문회) : {이OO이라는 사람이 현재 용산 의전비서관실에 근무 중이죠?} 맞습니다.]
그러면서 이 중령의 증언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2024년 9월 / 인사청문회) : 이OO 대령(중령)이 왜 이 사건에 대해서 잘 아느냐, (익사 사건) 당시에 당직사령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잘 알고 있는 겁니다. 모든 사건을 꿰뚫고 있는 친구가 이 친구입니다.]
그런데 이 증언은 거짓이었습니다.
이 중령은 당시 당직이 아니었던 겁니다.
JTBC는 당시 실제 당직사령이던 박모 중령의 자필 진술서를 입수해 확인했습니다.
또 이 중령도 JTBC와 통화에서 당시 당직은 아니었다고 말하며, 다만 자신이 계속 당직사령과 같이 있어서 김 전 장관이 착각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자신이 대통령실에 근무한 건 맞지만 정식으로 지원해 들어간 것이고 그전까지 김 전 장관과 연락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기억이 없다"고 했던 당시 참모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날 지방 병무청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야권에선 인사특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의원 : 당시 사단장이었던 김용현을 위해서 유리하게 진술을 바꾼 사람들은 이후 다 영전하거나 좋은 보직을 받았습니다. 참 이상한 거죠.]
해당 병무청장은 JTBC에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정당하게 임용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김동현 신승규 / 영상편집 이지훈 / 영상디자인 조승우]
유선의 기자, 하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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