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별 피해 상황 살펴봤는데, 어느 때보다도 하늘이 야속한 상황입니다. 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취재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희령 기자, 주말부터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어요?
[기자]
네. 지도를 보시면요. 전국에서 산불이 60건 넘게 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큰 산불이 난 곳이 경북 의성, 경남 산청 등입니다.
지금은 안동, 영덕 등으로 번지고 있고요.
빨리 많은 비가 와야 하는데, 예보상으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예보상으로는 아니라는 건 비가 많이 오지는 않는다는 겁니까?
[기자]
내일 경남 서부 내륙을 제외한 경남 지역은 예상 강수량이 5~10㎜로 예보됐고요.
경북 지역은 5㎜ 미만입니다.
[앵커]
아, 경북 지역은 5㎜ 미만?
[기자]
맞습니다. 피해가 큰 의성과 산청 지역은 모두 비가 5㎜도 안 되게 내릴 예정입니다.
[앵커]
이 정도는 산불을 끄기에는 부족한 양인 거죠?
[기자]
강수량이 5㎜ 이하일 경우엔, 하루 정도만 불이 번지는 걸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5~10㎜면 이틀, 10㎜ 넘게 내렸을 때는 3일 이상입니다.
다만 번지는 걸 막는 것일 뿐 완전히 진화되려면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려야 합니다.
그런데 내일 이후, 4월 5일 식목일까지는 비 예보가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이런 방식은 어떠냐는 식으로 인공 강우가 거론되기도 했어요. 이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
[기자]
'인공 강우'라고 하면 특정 장소에 비를 바로 쏟아주는 개념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건 아닙니다.
인공 강우는 '구름 씨앗'을 뿌려 비가 내리도록 돕는 겁니다.
비가 내리려면 우선 구름대가 있어야 하고요.
항공기에서 구름 씨앗을 뿌리면, 구름 씨앗에 수증기가 달라붙고, 그게 물방울이 되면서 비로 떨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대기가 상당히 건조합니다.
수증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 기술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앵커]
또 하나 살펴볼 것이, 바람이 워낙 강하다 보니 산불이 경북 북부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더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요?
[기자]
네, 이 부분은 바람 방향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지금까지는 남서풍이 불었습니다.
산불 피해가 큰 지역은 내일 오후부터 바람 방향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북서쪽에서부터 남동쪽으로 내려오는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불이 위로 번져나갈 가능성은 조금 덜합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게, 불기둥 때문에 상승한 불똥이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불이 붙은 솔방울이나 잔가지가 1~2km를 날아갈 수도 있고요.
이 영상을 잠시 보시죠.
이렇게 산에서 산으로 불똥이 튀면서 곳곳에서 연기가 나고요.
큰 불로 커지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산불이 위쪽으로 번지지 않을 거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여전히 강풍이 불고 있는 만큼, 산불이 어디로 얼마나 확산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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