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구 만 명대에 불과한 경북 영양군에서만, 이번 산불로 7명이 숨졌습니다.
인구 대비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데, 초기 이틀 동안 헬기와 진화인력 등 외부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엄지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마을 곳곳이 포탄을 맞은 폐허가 됐습니다.
산불 피해가 집중된 영양군 석보면으로 영양지역 사망자 7명이 모두 이 지역 주민입니다.
영양군은 울릉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자체인데, 그중 인구 채 2천 명이 안 되는 면 단위 한 곳에서 무려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겁니다.
이곳 석보는 계곡을 바로 끼고 마을이 형성된 곳이 많은데요.
계곡에서 부는 골바람으로 인해 반대편 주택들은 보시는 것처럼 모두 불에 탄 상태입니다.
계곡 일대는 바람도 세지만, 움푹 파인 지형 탓에 산불 연기가 모이면서 질식의 위험이 높습니다.
[권영순/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정신도 (없고) 말고, 불덩어리가 이렇게 오니깐 사람 살려 막막, 바람 치지 불덩어리 치지 연기 치지. 입을 손으로 막아놓으니깐 숨을 못 쉬고 10분만 (여기) 있으면 '나 죽는다'…"
진화장비와 인력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의성 산불이 영양으로 확산된 지 사흘이 지나서야 산림청 헬기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사망자가 속출했던 첫날 밤에는 외부 인력지원이 전무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야 산불진화대원 33명과 군청 공무원 등 300명이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영양군청 공무원]
"갈퀴와 등짐 펌프가 있지만 진도가 잘 안 나가죠. 헬기에 비하면. 그리고 또 강풍이 부니까 다른 데 일어나고 일어나고 이러니까 힘들었죠."
산림 5천ha가 불탔고 주택과 시설물 피해는 200건에 달하고, 영양 인구 20%가량인 2천 5백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영양군수는 전 군민에게 잔불 정리든, 이재민 구호든 손을 보태달라며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오도창/경북 영양군수]
"군민들도 함께 일어서서 피해 복구는 물론 화재 진압에 나서달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역소멸 최전선에 있는 초미니 지자체, 영양군이 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휘청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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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기자(umkija@and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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