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남 지역을 휩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손길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마음은 다 고맙지만, 구호품 가운데는 쓸 수 없는 물건들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그런 물건을 착불로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TBC 정진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청송 국민체육센터로 기부 물품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맨몸으로 빠져나온 이재민에게 당장 필요한 옷부터 김치와 휴지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차마 사용하기 힘든 물품들이 많습니다.
시민들이 기부한 물품입니다.
여기 보시다시피 옷들은 낡아 해지거나 보풀이 펴 있고, 이불은 먼지가 가득 묻어있습니다.
국자는 까만 기름때로 가득하고, 프라이팬은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유기봉/청송군 파천면 : 쓰레기 모아서 무엇합니까? 한 가지라도 입을 수 있는 것 주면 좋겠다. 이거지.]
[정준수/청송군 파천면 : 헌 구두·헌 옷 받는 것. 그렇죠. 우리가 뭐 거지도 아니고.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
경북 북부지역 산불 이후 청송군으로 모인 구호품 가운데 지금까지 못 쓰고 버려진 양만 무려 11톤, 처리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이런 가운데 청송군의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 헌 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 관계자 : 쓰레기로 버리는 그런 것들을 보내줬어요. 진짜 눈물이 나고 속이 상해. 전부 다 착불로 보내 착불비가 우리 기관에서 70만 원 넘는 돈이 나왔어요.]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다른 지역 주민 대피소 사정도 마찬가지.
지난 2019년 강원도 대형 산불 당시에도 기부된 헌 옷 53톤 가운데 30톤이 버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를 위해 전국에서 모금된 구호성금은 7일 기준 1천124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영상취재 : 노태희 TBC)
TBC 정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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