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적보도 '훅'입니다. 화면을 좀 보실까요. 119 구급차 내부입니다. 구급대원 3명이 심정지 환자에게 여러 응급조치를 합니다. 반면, 사설구급차에선 1명이 심폐소생술을 합니다. 응급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죠, 사설 구급차를 타고 작은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가다가 숨지는 환자는 해마다 700명, 응급실에서는 이런 사설 구급차를 '누워서 가는 택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배승주 기자가 실태를 추적했습니다.
[기자]
경남 창원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50대 만성 신부전 환자입니다.
사설구급차를 타고 15km 떨어진 대학병원으로 전원 중입니다.
이때 응급상황이 벌어집니다.
[숨진 서모 씨 보호자 : 숫자가 100에서 90, 85 이렇게 떨어지니까 저도 어머나 큰일 났다.]
함께 탄 응급구조사가 심폐소생술을 해보지만 흔들리는 차 안에선 쉽지 않습니다.
이 환자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졌습니다.
[숨진 서모 씨 보호자 : 흔들리니까 차의 난간을 붙잡고 한 손으로 하는데 그거는 형식적이지, 심장 마사지가 아닌 것 같다.]
심폐소생술 등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위해선 최소 2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119구급차의 경우 2명 이상이 뒤에 탑니다.
반면 사설구급차는 주로 2급 응급구조사 1명이 홀로 탑니다.
현행법상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A사설구급대 응급구조사 : 인공호흡을 보호자한테 요청할 때도 있고요. 손이 부족하니까… 무사히 가기를 기도하면서 가죠.]
허술한 규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급차에는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 등 저온 보관 약품 10여 개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관하란 세부 지침이 없습니다.
여름철 차량 내부 온도는 50℃ 이상 오르기 일쑵니다.
[경상남도 응급의료담당자 :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출동할 때 아마 꺼내가는 것으로…]
업계에선 1년에 한번 있는 점검에 대비한 전시용 약품이라고 말합니다.
[B사설구급대 대표 : 원래 써야 되는데 안 쓰게 되는 거죠. 이게 상했나 안 상했나 모르기 때문에…]
설사 약품이 사용 가능하더라도 무용지물인 건 마찬가집니다.
현행법상 의사 처방 없이 응급구조사가 약품을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격으로 처방받아야 하는데 사설구급차에서 이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박시은/광주동강대학교 응급구조학 교수 : 의료 사각지대에 모두 방치되어 있다. 이런 이송환자들이…]
병원 관계자들은 응급실에서 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왔지만 기본적인 조치가 안 돼 상태가 나빠진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OO대학병원 응급실 관계자 : 거의 택시 취급을… 누워서 가는 택시요.]
작은 병원에서 감당이 안 되는 위중한 환자들이 상급병원으로 옮겨질 때 대부분 사설구급차가 동원됩니다.
그리고 이 사설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옮기던 중, 숨지는 사람은 매년 700명에 이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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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없으니 택시 불러라"…응급환자 담보로 흥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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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주 기자 , 김영철,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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