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폐막식 연설을 하는 모습. 2023.3.14.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대만 수복과 관련해 무력 사용보다는 교류에 더 방점을 찍는 접근을 하며 온건하고 신중한 어조를 보여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분석했다.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쟁의 수렁에 빠진 우크라이나의 다음 차례는 대만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회의 폐막식 연설을 통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추진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결연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양회 기간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은 "흔들림 없이 조국 통일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만 통일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평화로운 발전'을 강조한 것이다.
리창 신임 중국 총리도 전날 내외신을 상대로 한 첫 기자회견에서 "양안 동포는 한가족"이라며 "양안 동포들의 정상적인 왕래를 조속히 실현하고 각 분야의 정상적인 협력을 회복하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기대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컨설팅회사 대만해협정책연합 스티븐 탄 회장은 SCMP에 "시 주석의 양안 교류에 대한 발언은 온건한 어조로 특징지어진다"며 "시 주석은 평화 통일을 옹호했고 대만 독립에 반대했다. 양회 기간 나온 대만에 대한 비교적 신중한 발언은 그의 양안 정책의 기본 기조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무력 대신 이전에 제시한 경제적 통합과 최근에 내놓은 문화적 통합을 포함한 좀더 온건한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고자 한다"며 "그것이 문화적 통합일 경우 강압적인 수단은 없을 것이다. 학문, 예술, 관광 등 문화 교류가 향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양측이 한가족이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안 관계는 중국에 우호적인 대만 국민당 마잉주 총통이 집권한 8년간은 좋았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집권하면서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이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격분해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고강도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애초 매카시 의장도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대만 측에서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국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꾀하는 중국이 대만인들을 향해 유화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연합대학 대만연구원의 주쑹링 소장은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이 취하는 일관된 입장인,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 촉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계획된 회동에 대한 중국의 반응 정도는 매카시 의장이 차이 총통에 하는 발언과 그 발언이 중국을 도발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중국 최고 지도부가 이처럼 대만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누차 강조하는 것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국의 대만 공격 위험에 대한 미군의 경고가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달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대만 문제와 관련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해 다소 각성한 것 같다면서도 대만과 관련해 야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CIA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준비할 것을 자국군에 지시했다는 정보를 지난해 10월에 이어 다시 언급했다.
그는 "이는 시 주석이 2027년 혹은 다른 해에 침공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를 통해 시 주석이 진지하게 이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과 그의 야심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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