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현재 위독한 상태입니다.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국제부 이정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피격 당시 상황부터 좀 정리해주시죠.
[기자]
현지시간으로 어제 낮 시간, 오후 2시반 조금 전, 피초 총리는 슬라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약 150km 떨어진 핸들로바라는 마을에서 각료 회의를 마친 뒤 지지자와 인사하던 중 총격을 받았습니다. 미국 CNN 방송 등 외신들은 현장에서 네 발의 총성이 들렸고, 적어도 한 발이 총리의 복부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총리가 여러 발의 총을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피초 총리는 병원 도착 당시엔 의식이 있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해 헬기를 이용해 더 큰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위독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피초 총리가 친러 성향인 것과 이번 암살 시도와 상관이 있습니까?
[기자]
피초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네번째 취임했는데요, 당시 슬로바키아 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했습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하고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헝가리 총리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고 CNN 방송 등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EU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중인데요, 아직 정치적 동기 때문인지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국제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국제사회는 이번 암살 시도에 일제히 규탄 목소리를 냈습니다. 우르줄라 EU 집행위원장은 "피초 총리에 대한 공격을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이런 폭력 행위는 우리 사회에 있어선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 / 美 백악관 대변인
"(조 바이든)대통령은 이 공격에 대해 경각심과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대통령이 말했듯, 그는 빠른 회복을 기도하고 있고 우리의 생각은 그의 가족과 슬로바키아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비겁한 암살 시도에 충격을 받았다. 폭력은 유럽 정치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규탄했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맹국 수장에 대한 폭력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오늘부터 중국을 방문하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오늘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해 시진팡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데, 조금 전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푸틴의 방중은 통산 23번째로 지난해 10월 마지막 방문이후 7개월 만이고,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첫 해외 순방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서방 세계의 전방위 제재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중국이 숨통을 틔워줬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수출하던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를 중국으로 돌리고 반도체 등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등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왔습니다. 푸틴과 시진핑의 밀월 분위기 속에 양국 협력은 그동안 민감하게 다뤄졌던 군사-항공 분야까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북한을 깜짝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요?
[기자]
최근 북중러의 밀착이 가속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돼 왔는데,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과 연계해 북한을 깜짝 방문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 극동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아시아 방문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푸틴과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답방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한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 됩니다.
[앵커]
슬로바키아 총리 암살 시도로 또 한 번 유럽 등 국제사회가 요동칠 조짐인데,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습니다. 이정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정민 기자(seli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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