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응급실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한 뒤에도 의사 진료를 받지 못해서 계속 기다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늘(9일)부터 응급실에 군의관 200여 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신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
구급차 1대가 정차해 있습니다.
한 시간 전,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80대 환자를 이송해 왔는데, 응급실 의사 진료를 배정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구급차도 재이송 가능성에 대비해 1시간 넘게 대기하고 있습니다.
[소방대원 : 의사가 직접 보지 않는 이상은 이제 (이송 완료) 사인을 하지 않고 대기해 달라고 (의사들이 말합니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는 최근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 119구급차가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린 경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늘어났습니다.
응급실 위기를 완화하겠다며 정부가 군의관을 파견하고 있지만, 현장이 느끼는 변화는 미미하다는 평입니다.
한 대학병원은 파견 군의관에게 성인 응급실 당직을 요청했지만, 자신은 소아과 전문의라 진료 범위가 맞지 않는다고 거부해 논의 끝에 부대로 돌려보냈습니다.
정부는 오늘부터 군의관 235명을 65개 병원에 추가로 파견합니다.
[배경택/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 최근 며칠 사이에 본인들의 의견과 의료기관들의 수요를 다시 한번 저희가 확인했기 때문에 (혼란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오늘 강원대병원에 1명이 파견됐지만, 응급실 근무를 고사해 대기 중이고, 세종충남대병원에는 파견 예정 인력 5명 중 1명만 응급실에 배치됐는데, 그마저도 도로 부대로 돌아간 걸로 파악됐습니다.
어려운 응급실 사정에 숨통이 트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 현장의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장예은,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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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식 기자 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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