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당 못할 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짚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8천여 개 희소병 가운데 1천200여 개에 대해 정부가 병원비의 90%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폐렴 같은 합병증도 지원 대상인데, 문제는 합병증에 대한 판단이 의사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32살 A 씨는 지능이 11살에 멈춰 있고, 몸도 잘 가누지 못합니다.
[눈곱이 끼었어요? 아이, 시원해.]
뇌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부신백질이영양증'이라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겁니다.
어머니가 21년째 24시간 돌보고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은, 전체 8천 개의 희소병 가운데 병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1천200개 중 하나란 점입니다.
정부가 병원비의 90%를 내주고, 환자는 10%만 부담합니다.
[A 씨 어머니 : 얘 앞으로 연금 조금, 간병비라고 또 30만 원씩 나오는 게 있거든요. (다른) 딸이 가끔 이제 얼마씩 넣어주고.]
지난 6월 말, A 씨는 감기 증세 때문에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폐렴으로 나빠지면서 3박 4일간 입원해야 했는데, 병원비는 77만 원 나왔습니다.
그런데, 병원비 지원은 못 받았습니다.
폐렴이 희소병의 합병증으로 판단되면 돈을 받을 수 있는데, 진료한 의사가 합병증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반면, 다른 병원 의사는 A 씨의 폐렴은 합병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훈철/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교수 : 면역 기능도 많이 떨어지게 되고요. 건강한 사람이 폐렴 걸린 것보단 훨씬 더 경과가 안 좋을 거고. 저는 당연히 부신백질이영양증과 다 연계된 합병증이라고 (판단합니다.)]
어느 병원을 갔는지에 따라서 병원비 지원이 엇갈리는 셈입니다.
[A 씨 어머니 : 기저귀부터 시작해서 물티슈로 시작해서 이 모든 게 다 현금이에요. 희귀질환으로 이렇게 누워 있는 환자가 감기 걸릴 수도 있고. 그때마다 산정특례(의료비 지원)를 못 받으면 저희는 진짜 막막하죠.]
희소병 진료 경험이 적을수록 희소병의 합병증에 대한 의사의 이해가 덜할 수 있는 만큼, 학계 등이 합병증 판단 기준을 폭넓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유동혁,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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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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