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아파트 이웃을 상대로 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는데, 수사 당국이 어떤 사건은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고 어떤 사건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기준이 뭐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도 살인사건의 가해자는 이름도, 얼굴도 가려진 상황이라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아파트 흡연장에서 만난 70대 주민을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한 28살 최성우.
지난주 서울북부지검은 최 씨를 재판에 넘기며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범행 수단의 잔인함과 중대한 피해,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도 살인 사건 때는 달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피의자 백모 씨가 정신질환자일 가능성이 있고, 유족의 2차 피해 가능성이 있다며 비공개 결정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 역시 가해자 가족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유족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살인범 안인득, 최원종 등 이미 신상공개된 흉악범 중에도 정신질환자는 있습니다.
최성우 사건과 비슷하게 아파트 이웃을, 망상에 빠진 가해자가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란 점에서도 유족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살인 피해자 아버지 : 법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돼요. 우리 아들이 눈을 제대로 감았겠어요?]
우리나라에는 범인을 특정한 보도에 대해 언론사 배상 책임을 인정한 1998년 대법원 판례가 있어, 수사기관 결정 없이는 흉악범 신상이 공개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또, 무분별한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인권단체 우려와, 이른바 '명예형' 처벌의 범죄 예방 효과가 입증된 적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남언호/변호사 (일본도 살인 사건 유족 법률대리인) : (신상공개는 사법 체계가) 가해자 인권보다 피해자 인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단 점을 선포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살인 사건 유족은 지난주 다시 한번 검찰에 신상공개 요청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VJ 허재훈 / 영상디자인 한영주 / 영상자막 홍수현]
임지수 기자 , 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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