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지나가던 미성년자를 강제 추행한 우체국 집배원이 받은 징계, 고작 한 달 감봉이었습니다. "평소에는 평판이 좋다"면서 우정사업본부가 성범죄를 저지른 직원에게 여러 번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함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서울의 한 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10대 남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문제가 된 집배원은 당시 횡단보도를 걷고 있던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강제 추행했습니다.
과거에도 술에 취해 다른 비위 행위를 저질렀는데, 또다시 주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6가지의 징계 단계 가운데 강등 처분을 받았습니다.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집배원은 정직 3개월, 친구 아내나 미성년자를 강제 추행한 경우에도 감봉 한 달에 그쳤습니다.
공무원 징계 규정엔 성폭력 범죄의 경우 비위 정도가 약해도 고의가 있으면 파면이나 해임이 원칙입니다.
모두 고의가 상당히 의심되지만, 평소 평판이 좋고, 신망이 두텁다는 등의 이유로 그보다 낮은 징계를 결정한 겁니다.
최근 불법 촬영을 하다 적발된 대구 지역 공무원이나 전남 교사가 파면 처분을 받은 것과도 차이가 납니다.
지난 6년 동안 우정사업본부에서 강제추행이나 불법 촬영 같은 성폭력 비위 사건이 모두 54건 있었고, 이 가운데 파면은 7건에 불과합니다.
[황정아/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솜방망이 징계를 한다는 것은 공직 윤리를 개선할 의지조차 없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집배원들이 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일을 주로 하기 때문에 성 관련 범죄에 대해 제대로 처벌하고 이를 막을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
[영상취재 이학진 유규열 공영수 김동현 영상편집 유형도 영상디자인 김현주 오은솔]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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