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를 나와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했고, 재작년 대규모 집들이 행사를 가졌는데요.
당시 집들이 행사 계약서를 구해 들여다 봤더니, 엉뚱하게도 대통령실이 아닌 'LH'가 계약 주체였고, 내용도 다른 사업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사실상 위장 계약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나세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재작년 6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40일 만에, 용산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근 주민과 어린이 약 4백 명을 불러,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을 공개했습니다.
집들이라는 기획에 맞게, 윤 대통령이 직접 입주 인사를 하며, 소통하는 대통령실과 용산 시대를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2022년 6월)]
"대통령실이 입주한 것을 계기로 해서 용산이 더욱 멋진 서울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확보한 당시 행사 계약서류입니다.
이날 하루 행사에 2억 5천여만 원이 책정됐습니다.
용역명은 '지역주민 어울림 행사', 발주처는 대통령실이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 LH로 돼 있습니다.
"'용산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적시했습니다.
실제와 다른 내용입니다.
LH는 국토부의 위탁을 받아 미군이 일부 반환한 용산 기지 부지의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데, 대통령실 입주 행사를, 용산기지 공원 조성 사업으로 사실상 둔갑시킨 겁니다.
[정준호/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대통령실 이전에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급박하게 행사를 만드느라 예산까지 위법하게 끌어다 쓴 걸로 저희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LH는 긴급성과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별도 공고 없이 소규모 행사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급히 LH에서 연락이 와서 참여하게 됐고 초기부터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말했습니다.
LH는 용산 공원 관리 예산을 엉뚱한 대통령실 행사에 쓴 이유를 묻자 "상급 기관인 국토부의 요청이 있었다"고만 답했고, 국토부는 "당시 진행된 용산 공원 시범 개방의 일부분으로, 대통령실 행사가 기획됐기 때문"이라며 "이례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나경운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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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나경운 / 영상편집: 김재환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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