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삼성전자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원인은 무엇이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산업부 장혁수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장 기자, 오늘 실적 발표 전부터 삼성이 상황이 좋지 않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기자]
네,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은 주가 흐름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7월까지만 해도 9만원에 근접했던 주가는 외국인들이 계속 팔면서 이제 '5만 전자'를 눈앞에 뒀습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호주의 글로벌 증권사인 맥쿼리는 삼성전자를 '병약한 반도체 거인'이라고 표현하며 목표주가를 무려 절반으로 낮췄습니다.
[앵커]
가장 큰 문제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파운드리' 분야의 부진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부문 최강자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며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기술력이나 수율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TSMC를 따라잡기는 커녕 매년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를 분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필리핀 생산 법인을 찾아 현장경영 중인 이재용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운드리를 분사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사업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사실 "삼성이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잖아요? 원인은 뭐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네, 2년 전 갤럭시 GOS 성능조작 사건과 최근 버즈3 불량품 논란 등이 불거졌을 때도 기술을 최고로 치는 예전의 삼성 같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이 많았는데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7년째 이어진 TF 체제에서 원인을 찾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사업지원 TF가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TF는 재무통인 정현호 부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술개발이나 인수합병, 핵심인재 영입 등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하기보다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됐다는 겁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17년 하만 이후 거대 인수합병을 한 건도 해내지 못했습니다.
[앵커]
삼성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을텐데,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도 등 해외 법인에서 최대 30%까지 인력 감축에 나섰고, 국내에서도 임직원들의 출장을 줄이고 소모품을 절약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란 공지도 내려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빡빡한 사내 분위기에 지친 젊은 직원들이 SK하이닉스 경력 채용에 대거 몰리면서 사내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삼성의 혁신하면 고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지시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나 불량 핸드폰을 수거해 모두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이 떠오르는데, 이재용 회장에게도 선대 회장이 보여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장혁수 기자(hy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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