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주 전,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단지 공사현장에서 58살 우용태 씨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지난 7월에도 이미 사망 사고가 났던 곳인데, 유가족들은 적절한 안전장비가 없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MBC, 고병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년 남성의 영정사진 아래로 평소 즐겨 읽던 만화책이 놓였습니다.
지난달 말 서울 광진구 자양동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공조설비를 설치하다 떨어져 숨진 58살 우용태 씨입니다.
[정 모 씨/고 우용태 씨 아내 (음성변조)]
"아직까지도 믿어지진 않아요. 어제 입관식 할 때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집에 가면 또 얼마나 이제 애 아빠 흔적들이 또 남아있을까 얼마나 생각이 날까…"
우 씨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2년 전, 딸의 대학등록금에 조금 더 보탤 수 있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정 모 씨/고 우용태 씨 아내 (음성변조)]
"일할 때 부딪히거나 그래서 붓거나 그런 상처들은 늘 있는 거죠."
내년 2월 딸의 졸업식을 앞두고 10여 년 만에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던 약속은 이제는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우 모 씨/고 우용태 씨 딸 (음성변조)]
"제가 먼저 같이 찍자고 사진을 한 거였어서…특전사를 가고 싶어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제복이나 이런 걸 입은 모습을 아빠를 보여 드리고 싶은데…"
가족들은 원청업체이자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안전장비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는 겁니다.
[정 모 씨/고 우용태 씨 아내 (음성변조)]
"안전 그런 루프나 밑에 혹시 그물망 같은 거라도 그런 게 있었다라고 하면 진짜 이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겠죠."
해당 현장에선 지난 7월 50대 노동자가 승강기 설치작업 중 떨어진 부품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수사당국은 회사 측이 내년 3월 완공을 맞추려고 재촉하다 사고가 난 건 아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손익찬/노동 전문 변호사]
"연달아서 지금 (산재사고가) 두 건이 발생했다라고 하는 것은 이 기업 시스템에 상당한 구멍이 뚫려있다라고 의심하는 게 합리적인 상황인 상황이라고 보이거든요. 강도 높게 속도를 내서 수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사고 당일에도 안전장비를 지급했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롯데건설과 하청업체를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 취재: 이상용, 한재훈, 이준하 / 영상 편집: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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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찬 기자(kic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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