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편의점에서 강도짓을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현금이 아니라, 도시락이나 담배 정도만 훔쳤고, 심지어 경찰에 신고를 요구하면서 기다리기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김동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편의점 앞을 서성이는 한 남성. 경찰이 다가가자 허리춤에서 흉기를 꺼내 들더니 한 번 내보이곤 그대로 바닥에 던집니다.
수갑을 채워달라는 듯 손을 뒤로 내밀기까지 합니다.
정은주 / 출동 경찰관
"저희한테 이제 (팔을) 내밀고 흉기 내려 하니까 바로 내리고 그렇게 했거든요. 반항을 심하게 하지는 않았어요."
불과 몇 분 전, 남성은 편의점에서 흉기를 꺼내 들며 물건을 훔쳤습니다.
훔친 물건은 도시락과 담배 한 갑, 그리고 진통제. 모두 15,000원어치 정도였습니다.
남성은 도둑질 이후에도 곧바로 도망치지 않고 5분가량을 편의점 앞에 더 머물러 있었습니다.
편의점 직원에겐 오히려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고도 했습니다.
편의점 직원
"돈을 달라 이런 건 아니었고 진짜 죽이려는 마음이 있던 것 같지는 않고요."
경찰 조사에서 남성은 노숙 생활을 해 배가 고파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교도소에 가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남성이 앞서서도 음식물 등을 훔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하고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TV조선 김동영입니다.
김동영 기자(kd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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