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군 검찰이 법으로 정해진 최고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박 전 단장은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한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결심공판을 앞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군사법원에 들어섭니다.
[박정훈 대령은 무죄다, 무죄다, 무죄다.]
재판장에 마련된 100여 석의 의자는 물론 복도와 문 앞까지 방청객들로 가득 찾습니다.
박 전 단장의 어머니도 재판장 한 켠에 앉았습니다.
법정에서 박 전 단장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용된 항명 혐의는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병대사령관이 3차례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주장하는데, 군에서 2박 3일에 걸쳐 지시를 3번이나 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령에 따라 8월 2일 관련 서류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또 김 사령관이 이첩 당일에도 집무실로 찾아왔지만 사건 이첩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김 사령관은 후련한 듯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띄운 채 "너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살았다.
앞으로 힘들 테니 견뎌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최후 진술에서 박 전 단장은 고 채수근 상병을 언급하며 잠시 울먹였습니다.
이어 "억울한 해병의 죽음을 밝히려던 노력이 왜 죄가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군 검찰은 사건 이첩을 멈추라는 사령관의 정당한 명령을 박 전 단장이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군 전체 기강에도 큰 악영향 끼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평시에 항명죄로 구형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을 구형한 것입니다.
박 전 단장의 선고는 내년 1월 내려집니다.
[영상취재 유규열 / 영상편집 김동준 / 영상디자인 한영주 허성운]
김민관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