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허덕' 전국 케이블카…여전히 추진 '봇물'
[앵커]
지난해 설악산 국립공원에 추진돼오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착공되면서 전국에 다시 케이블카 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운영 중인 전국 40여개 시설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의 추진 실태를 이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8년 개통 이후 케이블카의 신화를 써 내려갔던 통영 케이블카.
한때 한 해 이용객이 140만 명을 돌파하며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이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2만 명으로 급감하는 등 이용객이 크게 줄며 긴축 경영에 들어갔습니다.
"전국적으로 유사 시설, 유사 시설이 아니고, 동종시설이죠. 케이블카가 워낙 많이 설치가 돼서 지금은 내방객, 손님이 많이 감소가 됐습니다."
통영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2013년 개통한 밀양얼음골케이블카는 개통 첫해 반짝 효과 이후 매년 적자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부도를 비롯해 전남 명량과 경남 하동 등도 마찬가지로 전국 41개 관광 케이블카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한때 우후죽순 들어서며 이제는 잠시 주춤하나 싶었는데 최근 들어 지자체마다 다시 케이블카 사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케이블카 규제 완화 기조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착공하면서 국립공원에 대한 빗장이 풀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리산 권역의 경쟁이 치열한데 경남 산청과 함양,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 등이 지리산을 놓고 각자 최적지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충남 계룡산과 광주 무등산, 전남 월출산 등 다른 국립공원에서도 케이블카 건립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미 오색케이블카가 건립 중인 강원지역도 강릉과 삼척, 원주 등 6개 지역이 추가 설치를 위한 유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케이블카뿐만이 아니라 지역에 연계할 수 있는 자원들을 충분히 확보해 놓아야 케이블카 이용객들의 체류시간 증대라든지 관광 소비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고…"
설령 케이블카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주변 상권을 포함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입니다.
민간 케이블카 운영 사업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세금을 투입해 설치한 시설은 운영난을 겪게 되면 자치단체와 주민들에게 재정적 부담만 지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케이블카 사업이 실패할 경우 환경 훼손은 물론 주민 갈등 등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만 남게됩니다.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를 기대하며 앞다퉈 추진되는 케이블카.
관광산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영상취재기자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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