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남 산청 산불은 끄는 데까지 무려 213시간, 열흘이나 걸렸습니다.
불이 꺼지는가 싶다가도 되살아나고, 다시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지리산 산불 진화가 더디게 진행된 이유를, 산림청이 분석했습니다.
서윤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진화율 99%, 남은 불의 길이 400미터.
끝이 보였지만 밤샘 진화에도 주불 진화에 실패했습니다.
꺼도 꺼도 되살아나는, 이른바 '좀비' 산불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임상섭/산림청장]
"두꺼운 낙엽층과 암석층 속의 불씨가 일부 지역에서 다시 살아났습니다."
헬기가 물을 퍼부은 산등성이에서 다시 하얀 연기가 치솟습니다.
" 바람이 부니까 불이… "
불이 지나간 자리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군데군데 최고 600도까지 열이 감지됩니다.
최대 100센티미터 낙엽층 아래로 불씨가 파고든 겁니다.
강한 바람을 만나면 순식간에 거센 불을 토해냅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박사]
"아래로는 지중화, 눈에 보이지 않는 불씨가 지속적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속에 있는 불씨는 바람의 영향으로 다시 불이 붙습니다."
식생 구조도 확산을 부추겼습니다.
하층의 낙엽층과 조릿대에서 중상층의 굴참나무와 소나무로 불이 사다리 타듯 올라가 불덩어리를 날려 보냅니다.
시시각각 방향이 바뀌는 바람을 타고 로켓처럼 날아다니며 불을 옮겼습니다.
[손경모/경남 하동군 옹종면 두양마을]
" 한 10분, 바람 따라왔으니까 그만큼 바람만큼 빠른 거죠."
지리산 자락에 흔히 보이는 조릿대입니다.
속이 비어 있어 불이 붙으면 폭발하듯 불씨를 퍼뜨립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박사]
"수관이 터지면서 수류탄 역할을 합니다. 양옆으로 상층부로 불똥을 막 뿜어냅니다."
험한 산세에다 두텁게 쌓인 낙엽층, 빽빽한 숲도 진화 인력의 접근을 힘들게 했습니다.
[박은식/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숲 가꾸기도 하고 수종 갱신도 해서 숲을 적절한 밀도, 적절한 그런 생태계적으로 정말 건강한 상태로 이렇게 가꿔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산림청은 진화 장비 고도화와 임도 확충, 숲가꾸기를 통한 하층 식생 관리를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MBC뉴스 서윤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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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식 기자(theend@mbc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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