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곧바로 미얀마 지진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JTBC 취재진이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 피해가 가장 큰 만달레이에 들어가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도성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우선 끝까지 안전에 유의하며 취재해 주길 바랍니다. 오늘(1일) 새벽에도 여진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현지 시각으로 오늘 새벽 2시가 조금 안 됐을 때였습니다.
취재진도 한 건물에서 잠을 청했는데요.
더위와 모기 때문에 깊이 잠들지 못 했을 때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강한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깜짝 놀라서 주변을 살펴보니 아래층에 있던 교민들이 대피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도 함께 밖으로 나왔고, 차량을 가진 교민들 도움을 받아 비교적 안전한 데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선 강진 이후 이렇게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규모 3 이상의 여진이 최대 400차례,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찾아올 확률도 63%라고 보고 있습니다.
여진에 대한 불안이 커서 아예 길거리에 나와 지내는 주민들도 상당수인데요.
한 거리는 차량과 텐트가 줄지어 있어 마치 캠핑장 같았는데요.
가족과 친구 단위로 모여 서로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원나/미얀마 만달레이 주민 : 저희 집 뒤에 있는 6층짜리 건물이 지진 때문에 위험한 상태라서 여진이 발생하면 무너질까봐 밖에서 지내고 있어요.]
[떼수카이/미얀마 만달레이 주민 : 고민이 많아요. 잠자리도 불편하고 모기도 물리고 모르는 사람들이 같이 있으니까 불안하고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과 함께 밤잠을 설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31일) 이 특파원이 현장은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운 상태라고 전해줬는데 이 특파원이 오늘 종일 주민들 상황을 취재했죠?
[기자]
날이 갈수록 만달레이 주민들은 고통이 불어나는 듯 보이는데요.
오늘 만달레이 곳곳을 돌며 담은 모습,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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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튼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 주유소 앞에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차량 줄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토바이를 끌고 온 사람들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립니다.
강진 이후 만달레이의 주유소들에선 아침마다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당장 오늘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오픈런을 불사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만달레이 주민 : 지진 때문에 휘발유가 부족해질까 봐 모두 주유소로 달려와서 줄을 서고 있는 거죠.]
[미얀마 만달레이 주민 : (연료가 없으면) 물품 배송이 어렵죠. 오가는 것도 힘들고요. 그래서 물가가 전체적으로 다 올라가요.]
다른 지역의 한 식당 앞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끼니가 어려워진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겁니다.
만달레이 식당 20여 곳이 이렇게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식당에선 매일 수백 개의 도시락을 준비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준비한 식사는 금세 동이 납니다.
병실에 있어야 한 침대들은 뙤약볕 아래 나와 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천막 밑에 지친 모습으로 앉아 있습니다.
병상 300개 규모의 한 병원입니다.
지진으로 건물에 균열이 생기면서 지금은 이렇게 주차장과 잔디밭 위로 임시 병원이 차려졌습니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이번 지진은 또 다른 고통입니다.
일상을 빼앗긴 현지인들은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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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뿐 아니라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에서도 많은 희생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외신들은 "수습 못한 시신이 거리에 걸렸다"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건데, 사가잉은 반군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이라 취재진도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만달레이 시내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사가잉 다리를 찾아가 봤는데요.
거대한 철교임에도 강진 발생 직후 조각조각 나 강물에 쳐박혀 있는 상태였는데, 실제로 보니 더 처참했습니다.
다리 인근 마을들도 대부분 무너졌는데, 복구 자체가 어려워 보일 정도였습니다.
한 도로는 몇 백m를 달리는 동안 양옆으로 멀쩡한 건물 하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가잉 지역 주변 피해 상황은 취재되는 대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화면출처 엑스 'heungburma']
[영상취재 정철원 / 영상편집 강경아]
이도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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