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을 열면 복도마다 또 다른 문이 나오고 방안은 좁아서 사람 한 명이 눕기에도 빠듯합니다. 등록된 세대 수보다 훨씬 많아진 방들, 서울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 쪼개기'의 실상입니다.
지하부터 옥탑까지 천태만상으로 개조된 '불법 원룸'의 실태를 밀착카메라 홍지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 앞입니다.
학생 수는 2만 명 정도지만, 기숙사가 부족해 20% 정도만 입주했습니다.
학생들이 주로 사는 근처 주택가를 찾아가 봤습니다.
한 층에 두 세대가 살고 있는 집입니다.
그런데 현관문이 다 열려있고, 공용 신발장이 보입니다.
복도로 들어오면 방문이 계속 보입니다.
이쪽 복도에 3개, 반대편에 4개 있습니다.
총 7개인데요.
일명 '방 쪼개기'입니다.
두 세대를 일곱으로 쪼갰습니다.
건축물대장에는 10세대가 살게 돼 있지만, 실제 방 수는 30개입니다.
문을 열면, 비좁은 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취재진까지 4명이 들어서자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A씨 : 이쪽에 창문을 머리맡에 하고 눕거든요. (끝과 끝이 닿을 거 같은 거예요? 여기에 머리를 대고 누우면…) 네.]
지난해 이곳에 왔습니다.
벽면 한쪽에 은박지가 눈에 띕니다.
[A씨 : 제가 들어오면서 붙인 건데, 여기 기름 튄다고 기름 벽지에 직접 튀지 말라고…]
화장실에는 세면대가 없습니다.
[A씨 : 월세가 다른 거 다 합쳐서 37만원. 돈, 현금 문제가 제일 컸죠.]
사는 방이 얼마나 많이 쪼개졌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합니다.
이 집은 과거에도 집을 고쳐 세대수를 늘렸다가 적발됐습니다.
집주인은 자기가 집을 지었지만, 위반건축물로 걸린 적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집주인 : 안 쪼갰어. 다세대로 그렇게 지은 건데. 그건 말도 안 되죠.]
곳곳에서 수상한 집들이 보입니다.
옥탑방을 몰래 만들었다가 걸렸는데, 이후 5년째 그대로 있습니다.
6세대가 산다고 등록된 4층짜리 건물에는 지하 1층에만 4개의 방이 있습니다.
두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