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늦은 밤 큰 길가에 보면 '종량제 봉투'들이 쌓여있곤 하지요. 몸집이 큰 청소차가 골목골목 다닐 수가 없으니 집집마다 나온 종량제 봉투를 차에 싣기 쉽게 미리, 큰길에 모아둔 건데요. 청소 노동자들 사이에서 선작업이라고 불리는 일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 청소 노동자들은 이 작업이 노동 시간에 포함돼있지 않아서 무료 봉사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이들의 밤을 함께 해봤습니다.
[기자]
청소노동자 서광원 씨의 하루는 길거리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노란 비닐봉투에 담아온 작업복을 꺼내 덧대입습니다.
따로 탈의실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서광원/청소노동자 : 탈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노상에서 탈의하고 노상에서 탈복합니다.]
서둘러 매일 손수레를 세워두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골목골목 손수레를 끌고 바삐 움직입니다.
지금부턴 시간 싸움입니다.
하지만 무게 때문에 마음처럼 따라주질 않습니다.
[이거는 100L. 이거는 그나마 덜한 거예요. 이거 한번 들어 보세요. (이건 그래도 50L인데…75보다 더 무거운데요.)]
안전모를 쓰면 시야를 가리는 탓에 골목길을 돌 때는 잠시 벗어둡니다.
골목골목에서 수거해온 쓰레기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있습니다.
옆에 도로가 청소차가 다니는 도로이기 때문에 이렇게 모아두면 한 번에 실을 수가 있는 건데요.
차량이 오기까지 다섯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해서, 이렇게 분류 작업을 해놓고 있습니다.
[서광원/청소노동자 : 이걸 깨끗하게 해놓는 이유가 냄새가 나잖아요. 주민들 안 좋잖아요. 이쪽 사람들은 냄새가 나겠지. 그나마 내가 정리를 해주니까 (이 장소에) 놓지 말라는 얘기를 안 하죠.]
일을 시작한 지 벌써 두 시간 반째, 쓰레기봉투들이 어느덧 산처럼 쌓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출근 시간이 지금부터라고 말합니다.
[서광원/청소노동자 : (계약서상) 오전 1시부터 10시. 중간에 휴게시간 한 시간 포함. 4시간, 4시간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