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장기 요양시설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확진자가 나온 장기 요양시설은 146곳이었으나, 이날 현재 400곳 이상으로 불과 일주일 사이 172% 증가했다.
감염자가 발생한 요양시설은 워싱턴주와 뉴저지주, 뉴욕주에 특히 집중됐다.
미국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시애틀이 있는 워싱턴주는 53개 요양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며, 미 전체 감염자의 절반이 발생한 뉴욕과 가까운 뉴저지주도 70개 시설에서 환자가 확인됐다. 뉴욕주는 감염자가 발생한 요양시설이 155개에 달한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는 적은 11곳으로 확인됐다.
이 4개 지역만 합해도 확진자가 있는 장기 요양시설 수가 300곳에 이른다.
특히 요양시설 내 감염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메릴랜드의 한 요양시설에선 60명 이상의 감염자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의 한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되자 의료진들이 나머지 입소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요양시설 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연방 정부 및 주 정부 관계자들은 감염자가 발생한 요양시설이 어디인지 함구하고 있다.
CDC는 이들 시설에서 발생한 총 감염자 수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욕주 보건당국 대변인은 환자 비밀 보호 정책에 따라 155개 시설의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방정부의 관련 규정에 따라 이런 요양시설은 입소자가 병에 걸렸을 경우 가족에게 이를 통보하게 돼 있으나, 다른 입소자의 가족에게 이를 알릴 의무는 없다.
이 때문에 가족이 요양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아버지가 감염자 100여명이 발생한 요양시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