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경제대책안 가운데 하나인 유럽공동채권을 두고 유럽 연합(EU)이 남북으로 갈라져 반목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국가들이 유럽 차원의 공동대응 마련을 촉구하며 '코로나 채권' 발행을 요구하고 있지만,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다.
코로나 채권은 유럽 국가들이 함께 채권을 발행해 낮은 이율로 돈을 빌릴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재정적으로 취약한 국가로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지 않는 해법이다.
코로나 채권 발행을 원하는 스페인은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경제활동을 2주간 중단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이동제한령을 내리며 대다수 사업장 문을 닫으면서 나날이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코로나 채권의 발행 여부를 둘러싼 이번 논란이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EU의 남북갈등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EU 남쪽과 북쪽의 서로 다른 경제적 관습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두 사태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이번에는 수천 명의 목숨이 달렸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면도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경제조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유럽 담당 수석 연구원인 앙헬 탈라베라는 "유로존의 종말을 점치는 이들의 견해에 동의한 적이 한반도 없지만 이번에는 진짜 그럴 위험이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탈라베라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가는데 EU가 도와주지 않는 쪽으로 이번 논쟁이 비화한다면 유럽통합 프로젝트는 지울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는 이런 혼란 속에도 이날 기고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를 통해 유럽이 연대하고 있다고 짐짓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