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가 확보한 영상을 보면, 범인들은 여성을 납치한 뒤, 치밀하게 움직였습니다. 대전의 한 아파트에 범행 차량을 두고 다른 차량으로 바꿔 타는가 하면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아파트 위 아래층을 오가며 동선을 어지럽히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빠르게 달려와 멈춥니다.
모자를 쓴 남성은 어깨에 큰 가방을, 다른 남성은 삽과 연장을 옆에 끼고 뛰어갑니다.
서울 강남에서 여성을 납치 한 일당입니다.
범행 7시간이 흐른 시점인데, 여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시 아파트 옆을 돌아 나오는 남성들의 손에는 연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범행에 사용한 삽과 갈퀴 등 연장을 텃밭에 버린 겁니다.
흙과 혈흔이 묻은 증거를 없애려 한 겁니다.
이 둘은 곧바로 차를 댄 곳과 다른 동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한명은 CCTV 사각 공간으로 숨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뒤돌아 얼굴을 감추고, 휴대전화 두 대를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이어 이들이 내린 곳은 15층.
몇 분 뒤 모자를 쓴 남성 한 명만 엘리베이터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옵니다.
바깥을 살피며 숨어 통화하고, 잠시 뒤 주차장으로 들어온 다른 흰색 차량을 타고 사라집니다.
이 차량은 렌터카였습니다.
비슷한 시각, 쫓아온 경찰은 범인들이 버린 차량을 발견합니다.
범인들은 간발의 차로 빠져나갔습니다.
[주민 : 주사기도 나오고 고무망치 있잖아요. 그것도 나오고 없는 것 없이 막 수십 가지가 나오더라고. 일반 병원에서 쓰는 주사기 있잖아요, 그게 한 5갠가…]
아파트를 빠져나간 범인들, 충북 청주 한 사찰 앞에 다시 차량을 버렸습니다.
각자 흩어져 택시를 타고 다시 경기 성남시로 향했습니다.
현금만 쓰고 택시를 여러 차례 바꿔 탔고, 옷도 사서 갈아입었습니다.
범행 전 과정을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정영재 기자 , 이우재, 김동현, 이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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