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수강도 혐의로 수감 중에 탈주했던 김길수가 63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길수는 우발적인 도주였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돈을 마련하려는 의도의 계획적 범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주 초기 골든 타임을 놓친 교정 당국의 미흡한 대응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이번 사건을 취재해온 사회부 우종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사건 발생부터 되짚어보겠습니다.
휴일 동안 수도권 시민들이 놀라게 했던 이번 사건, YTN의 첫 보도로 알려졌죠?
[기자]
네, YTN은 탈주범 김길수의 소식을 지난 4일 오전 7시 55분 처음 보도해드렸습니다.
주말 아침 제보를 처음 받고, YTN 사회부 기자들이 확인을 거쳐 첫 보도한 뒤 도주 현장 등에서 속보를 이어갔습니다.
첫 보도 당시 김길수가 도주한 지 1시간 반쯤 지난 상황이었고요,
이미 김길수가 병원 근처 범계역에서 택시를 타고 경기 의정부역에 도착해 여자친구를 만난 시점이었습니다.
뒤늦게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한 교정 당국은 엉뚱한 곳을 수색 지시를 하는 등 골든 타임을 놓쳤고, YTN 첫 보도 이후 한 시간쯤 지난 뒤에야 공개 수배로 전환했습니다.
결국 김길수는 이때부터 수도권을 돌며 사흘 동안 도주극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앵커]
네, 자세히 얘기해보죠. 김길수 체포되기까지 63시간 동안 어디를 돌아다녔습니까?
[기자]
네, 김길수는 새벽 6시 20분, 경기 안양시 병원에서 도주했습니다.
준비한 화면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화장실 사용을 위해 교도관이 수갑을 풀어준 사이 7층 병실에서 탈출한 김길수는 계단으로 지하까지 갔고,
세탁실에 있던 직원용 남색 상·하의를 입고 병원을 빠져나왔습니다.
이후 병원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가서 여자친구를 만났고요,
양주에서는 친동생을 만났습니다.
이후에는 서울로 들어와 당고개역과 노원역, 고속터미널역으로 이동했는데,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진 않고 다시 친동생과 여자친구가 있는 양주와 의정부를 찾은 끝에 붙잡혔습니다.
현재 고속터미널역 이후 동선은 김길수 진술에 의한 내용이어서 추가 조사를 통해 더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상당히 많은 곳을 다녔는데 이 과정에서 CCTV에도 많이 찍혔죠?
[기자]
네, 우선 YTN이 확보한 지난 6일 밤, 그러니까 검거 당시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검은 우산을 쓰고 있는 게 김길수고 그 앞을 가로막는 차량이 경찰 차량입니다.
화면에 나오는 곳은 김길수에게 택시비를 포함해 10만 원을 준 여자친구 집 근처로 알려졌는데요,
여자친구에게 공중전화로 건 전화번호가 휴대전화가 아닌 사실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위치 추적으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길수 검거 장면을 직접 본 목격자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길수 검거 당시 목격자 : 누워 있는 상황에서 제압을 하는 상황이었고. 힘도 엄청 경찰분들도 많이 쓰시고….]
확보된 영상과 목격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검거될 때까지도 김길수가 얼마만큼 격렬하게 달아나려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도주 과정에서 상당히 여유로운 김길수의 모습들도 CCTV에 담겼죠?
[기자]
네, 이 부분 역시 CCTV 영상을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여기는 서울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인데요,
베이지색 옷차림의 김길수가 옷을 몸에 대보며 신중하게 고르고,
또, 앞사람 결제가 끝나길 기다리며 여유롭게 거스름돈까지 챙겨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앞서 낮에는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서울 도심 한복판을 활보하는 모습이 화면에 담기기도 했습니다.
김길수는 한 곳에 20분 이상 머물지 않는 방식으로 도주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4일 낮 12시 반쯤, 양주에서 서울로 들어온 직후 김길수는 당고개역 근처에서 국수를 먹기도 했는데, 목격자 말 들어보시죠.
[김길수 식사 당시 목격자 : 장터국수를 먹고 있는데 깨작 깨작 하면서 잘 안 먹는 거야. 눈치를 보는 거야. 제 눈치를. 그래서 건장한 사람이 입이 짧아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한 5분 정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바로 나가더라고요.]
[앵커]
김길수, 도주를 계획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김길수는 경찰에 체포되고 이발을 하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행동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도주는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경찰서로 압송될 당시 김길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길수 / 도주 혐의 피의자 : (탈주 언제부터 계획한 건가요?) "계획 안 했어요. (조력자 있나요?) 없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요?) ….]
경찰은 김길수가 계획적으로 도주했을 것이라고 보고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길수 수사 과정에서 5억 원대의 전세 사기 의혹도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경찰이 김길수가 왜 도주를 했을지 찾아보니 전세 사기 의혹도 불거진 상태였습니다.
김길수는 인천과 서울에 집을 갖고 있었는데요,
김길수의 서울 시흥동 주택에 살던 임차인이 전세 사기 혐의로 고소를 한 겁니다.
고소장에는 전세 기간이 끝나 보증금을 돌려받으려 했는데 집주인인 김길수가 연락이 안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김길수는 앞서 지난 9월 기존 전세 계약을 이어받는 조건으로 주택을 사들인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김길수가 기존 임차인 말고 새로 계약을 맺은 세입자에게 받을 잔금 1억 5천만 원을 받아 변호사 비용을 대려고 도주를 계획했던 게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또, 김길수는 상도동에도 빌라를 갖고 있었는데 3억 원의 전세금을 마찬가지로 돌려주지 않아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세 사기 외에, 체포된 김길수를 조사하며 추가로 나온 내용 있나요?
[기자]
네, 검거 직후 김길수를 압송해 4시간 동안 조사한 경찰은 어제 기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김길수는 숟가락을 삼킨 이유에 대해 밥 먹다가 플라스틱 숟가락이 부러졌는데,
교도소 갈 바에는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삼켰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현재까지 김길수가 도주하면서 만난 사람은 알려진 여자친구와 친동생 둘뿐인데요.
경찰은 친족 특례 조항에 따라 친동생은 도주은닉 혐의로 입건하지 않고,
여자친구만 입건해 신병 처리 여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미 김길수가 구치소에 넘겨진 상황이라 경찰은 구치소에서 사전에 도주를 공모한 적 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YTN 보도로 김길수가 도주하는 과정에서 교정 당국의 미흡한 대처도 드러났죠?
[기자]
네, 도주가 사흘이나 이어진 상황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은 교정 당국의 초동대처였는데요,
YTN이 취재한 내용, 화면을 통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김길수가 도주한 시점은 새벽 6시 20분인데, 이로부터 30여 분 뒤 교정 당국은 전 직원에게 비상소집 문자를 보냅니다.
이로부터 18분 뒤 다시 한 번 문자를 보내는데요,
내용은 병원과 주변에 있는 평촌역을 수색하라는 지시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김길수는 이미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향한 지 23분이 지났을 시점이었고요,
심지어 뒤늦게 수색을 지시한 평촌역은 병원을 기준으로 봤을 때 김길수가 택시릍 탄 범계역과 반대 위치였습니다.
교정 당국, 김길수가 도주한 지 1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던 것 아닌지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복수의 교정 당국 관계자는 YTN 취재진에게 김길수처럼 외부 병원에 입원한 수용자는 절차에 따라 전자발찌 형태의 위치 추적장치를 부착해 도주에 대비한다고 말했는데요,
1시간이 지나도록 김길수 도주 방향도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어서 교정 당국이 왜 김길수에게는 위치 추적장치를 채우지 않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법무부 교정본부가 조사에 착수했죠?
[기자]
네, 법무부 교정본부는 김길수 도주 과정에서 대처가 적절했는지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YTN이 보도한 도주 전후 대처와 김길수 도주 1시간 만에 뒤늦게 경찰에 신고한 경위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데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어제 국회에서 장관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교정 당국 대처가 적정했는지 엄중하게 조사하고 재발 방치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 지금 도주 경위하고, 그 이후 조치의 적정성까지 엄중하게 조사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재발 방지 조치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처벌이 목적은 아니지만 의구심이 제기된 부분을 조사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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