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 30원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37년 만에 처음 '최저임금 만원 시대'가 열린 건데요.
다만 인상률은 1.7%, 역대 두 번째로 낮습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모두 불만입니다.
동결을 주장했던 경영계는 만원 돌파에 유감이라고 밝혔고, 노동계는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삭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소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3년째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기 씨.
매출은 9천만 원이 넘지만, 재료비와 플랫폼 수수료, 임대료, 여기에 인건비까지 제하고 나면 손에 남는 건 별로 없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소식에도 무덤덤합니다.
이미 시간당 만원 넘게 준 지 오래됐고, 그럼에도 사람을 못 구하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김희기/중국음식점주]
"되게 웃긴 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1만 원이 넘은 지가 오래예요. 그리고 만 원 갖다가 사람 고용 못 해요. 아무도 안 와요."
소상공인들의 우려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1만 원의 벽이 깨지면서 현실적인 인건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남수/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
"(인건비를 줄이려고) 브레이크 타임을 늘리든가 아니면 영업시간을 최소화시킬 수밖에 없어요. 일자리, 소위 말하면 고용이 무너질 것 같다. 이게 가장 큰 우려의 점이라고…"
반면 인상 폭이 너무 작다는 비판도 거셉니다.
13년째 요양원에서 돌봄노동자로 일하는 김숙 씨는 아쉽다고 말합니다.
김 씨가 하루 8시간씩 꼬박 일해서 받는 월급은 200만 원 남짓.
[김숙/돌봄노동자]
"마트에 물건 사면 오르지 않는 게 없는데 (월급) 3만 원 오른 것으로 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것은 요양보호사인 저희 최저임금으로 사는 사람들에서는 너무나 힘든 것 같습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1.7% 인상이 사실상 삭감이라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전호일/민주노총 대변인]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최저임금 제도의 그 취지에도 반하는 결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양측이 각자 액수를 제시하고 싸우는 방식의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최저임금 산식을 객관적으로 개선을 한 것, 이것을 바탕으로 정부가 최저임금 표준안을 제시를 하게 되면 정권의 이념이 바뀌더라도 근로자 측하고 사용자 측이 납득할 수 있는…"
이번 최저임금은 다음달 5일 정부 고시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형빈·조윤기·남성현 / 영상편집 :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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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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