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학교 운동장이 물에 잠겨 학생과 교사 수백 명의 발이 묶이고, 유치원 아이들이 높은 지역으로 급히 대피하고, 시장 안에 있는 수많은 점포가 순식간에 침수되기도 했습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통시장 바닥에 물기가 고이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물이 차오릅니다.
금세 성인 발목 위까지 잠기고 스티로폼 상자와 각종 자재가 둥둥 떠다니며 물바다로 변합니다.
오전 한때 한 시간에 8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자 20여 년 전 물난리를 겪고 정비했던 배수시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신대순/피해 상인]
"비가 너무 갑작스레 많이 오다 보니까. 빠지는 속도보다 쏟아붓는 속도가 빨라서…"
전기가 끊기면서 수조에 있던 생선들도 모두 폐사했습니다.
[이이순/피해 상인]
"산소기가 돌아가야 하는데, 일단 산소가 안 되니까. 갑자기 다 (물고기가) 쓰러지는 거죠."
순식간에 잠긴 점포만 170곳, 정상화까지 적어도 3~4주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우리 못 나가 엄마. 아빠 나 구하러 와 줘. 큰일 났어."
고등학교 운동장이 물에 잠기면서 학생과 교사 500여 명이 3시간 넘게 오도 가도 못했습니다.
유치원도 성인 무릎까지 빗물이 들어찼고 놀이시설도 물에 잠겼습니다.
유치원 앞 운동장에 이렇게 물이 가득 들어차면서 90명 정도의 유아들이 2층으로 급하게 몸을 피했습니다.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에는 1층 안까지 빗물이 들어와 전교생 1천3백여 명이 조기 하교를 했습니다.
[구동현/학부모]
"학부모 입장에서는 많이 놀랐죠. 그래도 비가 안 왔으면 좋겠는데 계속 오니까."
뒷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80대 노부부가 급하게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강기원/충남 서산시 운산면]
"벼락 치는 소리가 갑자기 '쾅' 났어요. 깜짝 놀라서 일어나려니까 흙이 눌러서 (몸이) 안 일어나져요."
오늘 하루 충남지역 9개 시군에서 제방 붕괴 등으로 주민 160여 명이 긴급대피했고 정전과 침수피해는 4백 건이 넘었습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김준영 (대전) / 영상제공: 고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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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진 기자(sjpark@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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